삼성생명에 뭔 일?...이재용측 "영장서 매각건 빼달란 적 없다"
삼성생명에 뭔 일?...이재용측 "영장서 매각건 빼달란 적 없다"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0.09.1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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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입법논의 되는 상황서 삼성그룹 측, 李 부회장 지배력 비판에 부담 느낀 듯
국회 계류중인 삼성생명법 통과시 삼성전자 지분 약 20조 이상...법인세만도 4조~5조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국내 생명보험업계 랭킹 1위 삼성생명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변호인단이 16일 한겨레가 보도한 '삼성쪽, 이재용 영장서 삼성생명 건 빼달라 요구' 기사에 대해 "명백한 허위기사"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해당 매체는 이날 검찰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지난 6월 4일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전 이 회장 변호인단의 변호사가 수사팀의 한 검사에게 연락해 ''삼성생명 관련 부분은 예민하니 빼달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변호인은 수사팀의 결론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어 검찰수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했으며(6월 2일), 수사팀은 이에 기습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6월 4일)했다"며 "따라서 변호인은 당시 수사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전혀 알지 못했으며, 당연히 구속영장에 어떤 범죄 사실이 담길지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범죄 사실을 전혀 모르는데, 변호인이 수사팀에 삼성생명 관련 내용을 빼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 내용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더욱이 삼성생명 매각 건은 검토 단계에 그친 것으로, 범죄 사실 중 지엽말단적인 경위 사실에 불과하다"며 "이를 제외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전관예우 주장은 심각한 사실 왜곡"이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檢, "이재용-삼성측, 상속세 마련 위해 버크셔 해서웨이에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추진"

변호인단은 "이번 수사는 2년 가까이 장기간에 걸쳐 유례없이 강도 높게 이뤄졌으며, 수사팀과 변호인이 한 치의 양보 없이 구속영장 심사와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등의 과정에서 치열하게 공방했다. 이는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전관예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고, 심각한 사실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악의적인 허위 기사로 변호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데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해당 언론사를 상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검찰은 2015년 초 이 부회장과 삼성 관계자들이 상속세 마련을 위해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에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내용을 공소장에 담았다.

삼성이 삼성생명을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가 갖는 사업회사의 경영권 지분을 버크셔 해서웨이가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버크셔 해서웨이 측에 '7∼10년간 삼성에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이면 약정도 제안했다는 내용도 적시했다.

검찰은 문제가 생길 경우 워런 버핏이 먼저 거래를 제안했다고 외부에 알리는 식으로 거래 명분을 가장하는 방안도 계획했다고 봤다.

삼성생명은 제일모직의 주요 자산이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같은 중요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한겨레는 이 부회장 측이 변호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영장에서 빼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삼성생명법 등 재벌개혁 입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을 은밀하게 추진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이 커다란 부담이었을 것이라는 이유다.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으로, 그리고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5.01%)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8.51%)을 활용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생명법 통과로 삼성생명, 삼성전자 지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이재용 그룹 지배구조 흔들려

한편 현재 국회에는 삼성생명이 보유한 20조원 이상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보험업법(통칭 삼성생명법)’ 개정안이 대기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의원과 이용우 의원이 지난 6월 각각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이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생명법으로 통칭되는 법 개정안은 2014년 당시 야당 소속 김기식 의원이 처음 발의했다. 목적 자체가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과 삼성 금융계열사의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에 있었다. 개정안은 보험사가 보유한 자회사 발행 채권 및 주식 소유의 합계액이 총자산의 3%를 넘을 수 없다는 ‘3% 룰’의 계산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장가격으로 바꾸는 것이 골자다.

개정안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약 20조원 이상으로 매각 차익에 따른 법인세만도 4조~5조원에 이른다. 특정 기업에 대한 과도한 세금 물리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해당 물량을 매각할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우호지분도 낮아질 수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된다. 개정안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다른 계열사가 인수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삼성그룹이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지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의미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처분 문제는 19대 국회 당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4년 처음 발의하면서부터 6년 이상 논의를 거듭하면서도 해법을 찾기 어려웠던 문제"라며 "정부와 여당이 과반 의석을 내세워 밀어붙이기에는 삼성그룹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영향력이 큰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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