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니콜라 리스크’...투자 주역 ‘황태자 김동관’ 책임론?
한화, ‘니콜라 리스크’...투자 주역 ‘황태자 김동관’ 책임론?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9.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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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기 판명되면 그룹 수소사업 차질...대망의 미래 프로젝트 차질 땐 김승연 후계구도 '삐걱'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최근 미국 수소전기차업체 니콜라가 ‘사기설’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한화와 한화솔루션 주가가 연일 출렁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의 야심찬 미래 프로텍트인 수소사업 확대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나온다.

만일 니콜라의 행보가 사기로 판명되면 투자를 이끈 것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 부사장의 그룹내 위상 및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니콜라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던 한화솔루션은 니콜라발 악재에 주가가 3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24%(100원) 오른 4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니콜라의 기업 가치와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달 68% 급등한 바 있다.

이날 한화의 주가 종가는 전일보다 1.10%(300원) 내린 2만6900원이었다. 한화는 이틀 전 2만705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10일 이후 11.46%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은 14.14% 하락했다.

한화솔루션은 2018년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취득했다. 얼마 전만 해도 니콜라의 화제성에 한화솔루션은 물론 한화그룹 계열사까지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의혹이 터지자 한화솔루션 주가는 최근 3일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화솔루션이 주력하고 있는 수소·태양광 사업 모두 니콜라의 수소 인프라 청사진과 긴밀히 연결돼 있어 니콜라 이슈에 따라 한화솔루션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증권가에선 니콜라발 악재에 한화솔루션의 수소 사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화솔루션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할 만한 요소는 당분간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태양광 사업도 국내 입지가 장기적으로 좋을 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화그룹 김승연(왼쪽) 회장과 장남 김동관 부사장. 2010년 서울 광진구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G20 비즈니스 서밋 개막총회’에 참여해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니콜라 사기 의혹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동관 부사장 이미지는 물론 부친 김승연 회장의 신임에도 타격 입을 수도

재계의 관심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에게 쏠린다. 김 부사장은 2018년 당시 1억 달러(약 1170억원) 규모 베팅에 나선 장본인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니콜라 사기설로 상황이 악화되자 그가 니콜라의 성장성을 과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니콜라의 나스닥 상장으로 한화까지 주목받자, 김 부사장이 미국 유학시절 당시 쌓은 인맥과 정보력이 바탕이 됐다고 내세우기까지 했다.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 부사장은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니콜라에 대한 정보수집에 나선 것은 물론 실무진과 함께 니콜라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도 직접 만나 투자를 결정했다. 김 부사장과 밀턴은 지금도 수시로 연락하며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한화그룹의 설명이다.

만약 니콜라의 기술 사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김 부사장의 미국 인맥과 정보력 역시 과장된 셈이 된다. 게다가 니콜라 투자를 기점으로 수소산업을 확장하려던 한화그룹과 김승연 회장의 친환경 에너지사업도 좌초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그룹 안팎에서 나온다.

김동관 부사장은 과거 10년 동안 태양광사업을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으로 키워내며 시장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김승연 회장의 대를 이을 후계자로 재계에서 알려져 있다. 그룹 안에서도 사실상 ‘황태자’의 지위를 인정받아온 셈이다.

태양광에 이어 수소사업 확대를 위해 니콜라를 주요 파트너로 삼았는데 니콜라 사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그의 대내외 이미지는 물론 부친 김승연 회장의 신임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니콜라가 사기극으로 판명 날 경우 한화그룹의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김 부사장의 경우, 코너에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니콜라의 러브콜을 외면한 바 있어 그와 비교되는 대조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올 1월 열린 '한화솔루션 비전 선포식' 기념사진. 왼쪽부터 류두형 첨단소재 부문 대표, 김희철 큐셀 부문 대표, 김동관 전략부문 부사장, 이구영 케미칼부문 대표.  <사진=한화그룹>

한화그룹 , 니콜라 논란에 대해 “미래 가치 보고 결정한 것이라 예단하기 힘들다” “美 당국의 조사 결과 예의주시”

앞서 니콜라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개적으로 현대차에 협업을 제안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단순히 립 서비스가 아닌 다양한 루트를 통해 현대차에 러브콜을 보냈던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미국 현지에서 니콜라 사기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는 니콜라가 나스닥에 상장하던 6월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수소트럭 ‘니콜라 원’에는 수소연료전지가 없었다”며 “니콜라의 제품생산 능력은 의문 투성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서 니콜라의 수소전기차 기술 경쟁력에 의문을 지속해서 제기했는데도 미국 1위 자동차업체인 GM(제너럴모터스)는 최근 니콜라에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힌덴버그리서치가 니콜라의 주가 하락을 노린 공매도 투자자로서 니콜라와 GM의 협력 발표 다음날에 보고서를 낸 점도 주장의 신빙성을 낮추게 하는 요인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니콜라 논란에 대해 “니콜라 투자는 미래 가치를 보고 결정한 것이라 현재로선 예단하기 힘들다”면서 “미 당국의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할 뿐”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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