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반기 기준으로 사상 첫 흑자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K-팝과 K-드라마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뤄낸 성과다.
이에 힘입어 산업재산권까지 포함한 전체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18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저작권 수지는 10억4000만달러 흑자로 작년 상반기 흑자(7억4000만달러)보다 그 규모가 커졌다.
수출 게임, 데이터베이스 등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수지가 9억7000만달러 흑자로 1년 전보다 흑자 규모가 커진 데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8000만달러 흑자를 낸 덕을 봤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는 2017년 관련 통계가 나온 뒤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문화예술저작권 수지가 흑자를 낸 것은 광고 업체에서 외국의 음향이나 영상 자료를 덜 사용해 외부 지급이 감소했기 때문이지만 케이팝과 드라마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저작권 수지에는 K팝과 K드라마, 영화, 문학작품 수출 등이 포함된다.
올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는 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8억8000만달러)보다 1억3000만달러 줄어든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휴대전화나 반도체 등 전기전자제품을 제조하는 국내 대기업의 특허 및 실용신안권 지급이 감소해 적자 규모가 줄었다"면서 "전기전자제품을 많이 생산하면 그만큼 특허권료가 나가는 구조인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제품 생산을 덜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지를 구성하는 주요 항목 중 산업재산권 수지가 17억달러 적자다. 지난해 같은 기간(-14억5000만달러)보다 적자 폭이 커졌다.
특허 및 실용신안권은 13억4000만달러 적자에서 9억7000만달러 적자로 규모가 감소했다.
반면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은 1000만달러 적자에서 7억4000만달러 적자로 그 규모가 커졌다.
화학제품·의약품 대기업의 상표권 지급이 늘고 게임회사의 프랜차이즈권 저작권 수출이 감소하면서 산업재산권 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기관 형태별로는 외국인 투자 중소ㆍ중견기업이 23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냈다. 국내에서 유튜브, 넷플릭스 등 인기로 외국계 IT기업의 애플리케이션과 프로그램 사용료 등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 지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거래 국가별로는 미국(-18억5000만달러), 영국(-4억5000만달러), 일본(-2억2000만달러) 등의 순으로 적자 규모가 컸고, 중국(11.9억달러), 베트남(9.5억달러) 등에서는 흑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