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올 추석 선물로는 사과, 배 등 전통적인 선물용 과일 대신 샤인머스캣이나 멜론, 애플 망고 등 상대적으로 비싼 이색 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제사상을 비롯한 명절 상차림이 간소화되며 제수용 과일에 관심이 덜해졌고, 코로나19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미안함을 프리미엄 선물로 대신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8월 14일부터 9월 21일까지의 추석 선물세트 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샤인머스캣, 멜론, 애플 망고 등 이색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0% 증가했다고 23일 밝혔다. 전체 과일 선물세트 매출이 20.2% 증가하는 데 그친 것에 비해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품목별로는 샤인머스캣 매출이 지난해보다 84.2% 늘었다. 멜론과 애플 망고도 지난해보다 매출이 각각 56.3%와 61.2%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추석 과일 선물세트의 전체 매출에서 이색 과일 선물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25%보다 15%포인트 늘어난 40%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표적 명절 과일로 불리는 사과·배의 매출 비중은 6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75%보다 15%포인트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상차림을 간소화하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로 귀향하지 못하는 미안함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이색 과일 선물세트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샤인머스캣, 멜론 등의 작황이 좋았던 것도 한몫하고 있다.
전통적 명절 과일인 사과와 배는 올해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연이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지만, 국내산 샤인머스캣과 멜론, 애플 망고는 하우스에서 재배돼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추석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샤인머스캣(17브릭스)과 멜론(13브릭스)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당도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 이색 과일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추석 현대백화점은 샤인머스켓을 10t 물량 4000세트 판매했다. 올해는 50% 이상 물량을 늘려 15t 물량, 총 6000세트를 준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샤인머스켓이 포함된 선물세트 품목 자체도 지난해보다 두 배 늘린 11개 품목을 준비했다.
애플 망고와 멜론 물량도 지난해 추석보다 세 배 이상 늘려 20여 종의 선물세트를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