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이상한 인사...‘니콜라’ 오너리크스 주역, 초고속 사장 승진
한화의 이상한 인사...‘니콜라’ 오너리크스 주역, 초고속 사장 승진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09.29 17:16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승연 회장, 투자 맡은 장남 김동관 문책 대신 되레 승진 잔치..."성패 무관한 로열패밀리 내 '그들 만의 리그'"
한화그룹 전경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최영준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9개월 만에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사장이 투자를 주도한 니콜라의 사기 의혹으로 파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어수선해진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고 경영승계를 서두르기 위해 승진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김동관 대표의 승진 인사가 니콜라 사기 의혹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대표 주도로 2년 전 미국 수소 전기차 사업회사인 니콜라에 1억 달러(약 12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며 주가가 폭등하던 니콜라는 얼마 가지 않아 사기 의혹에 휩싸였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창업주 트레버 밀턴이 사기 의혹에 별다른 저항없이 사퇴하면서 투자자인 한화그룹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 주가는 29일 기준으로 0.52%상승 후 장마감 했다. 시가는 39,550원이다. 금일 고가는 39,600원이고, 저가는 37,300원이다. 거래량은 458만6492주다. 전일대비 200원 상승했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이날 오전에는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1.70% 빠진 3만76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니콜라 사기 보고서가 주목받은 지난 11일부로 하락 추세다.

한화솔루션은 니콜라에 투자한 비상장사 한화종합화학의 최대 주주다.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 지분 5.84% 갖고 있는 그린니콜라홀딩스의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니콜라가 잘 나갈 때 한화솔루션은 '니콜라 수혜주'였지만, 사기 의혹에 휩싸이면서 되레 최대 악재가 되고 말았다. 전날 한화솔루션 주가는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며 깜짝 상승세(+8.82%)를 보였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 확장에 의지를 보이는 김 신임 대표의 취임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지만 이틀 연속 이어가진 못했다. 현재 주가 수준은 신고가(5만2300원)를 기록한 지난 7일 대비 19~29% 하락 상태다.

한화그룹은 전날 김 대표의 승진을 비롯해 10개 제조부문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김 대표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특히 김 대표의 승진은 9개월 만이어서 이례적이다.

지난 2010년 한화그룹 회장실 차장으로 입사한 지 10년 만의 사장 승진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은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이며, 삼남 김동원 팀장은 한화그룹 밖에 있다. 이를 고려하면 한화의 3세 경영권 승계가 장남 김동관 사장 위주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니콜라 악재로 그룹 수뇌부, 흔들리는 김동관 사장의 리더십 조기에 안정시킬 필요성 있었을 듯"

문제는 니콜라 사기 논란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협상의 주역인 김동관 사장의 독무대나 다름 없는 승진인사가 재계의 예상을 깨고 조기에 단행됐다는 점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니콜라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투자를 주도한 김 대표가 문책을 당할 상황인데 오히려 승진을 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외라는 반응이다.

니콜라의 사기 의혹으로 미국 수소 시장 진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뒤숭숭해진 조직을 김 사장 중심으로 재정비하기 위한 김승연 회장 특유의 저돌적인 인사라는 관측도 있다. 외신에서는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크로아티아 전기차 업체 리막의 트럭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니콜라 사기 논란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니콜라로 주목받았던 김동관 대표의 이미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니콜라 논란이 확산할수록 김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리스크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니콜라 투자를 둘러싼 이런 대외적 악재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그룹 수뇌부로서는 흔들리는 김 사장의 리더십을 서둘러 조기에 안정시킬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니콜라 악재가 이번 한화의 조기 인사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화그룹은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11월 총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확보했다. 한화그룹의 니콜라 투자는 김 대표가 주도했다. 니콜라는 나스닥 상작 직후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김 대표의 투자 혜안이 주목을 받았다.

당시 한화는 "투자 최종 결정에 김동관 부사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니콜라 기대감에 한화솔루션을 비롯해 한화그룹 관련 주들도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니콜라 주가는 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70달러를 넘나들던 주가는 2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1억 달러를 투자한 한화그룹의 평가차익은 여전히 3억달러 이상이지만 니콜라 관련 악재가 추가로 드러날 경우 투자손실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니콜라의 사업이 사기극인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하지만 니콜라를 공격하는 보고서에 이 회사 창업주 트레버 밀턴이 별 저항 없이 사퇴한 것으로 보아 이 회사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니콜라 같은 이런 회사에 거액을 투자한 한화의 의사결정 구조다. 모든 투자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다, 다만 그룹 차원의 충분한 검증과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김동관 사장

"만일 오너 일가가 개인적 탐욕으로 투자했다면 제대로 된 판단 내리기 어렵다는게 오랜 경험칙“

그런데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오너 일가가 절대적인 존재다. 오너를 사실상 ‘신(神)’으로 모시는 뒤떨어진 조직문화를 가진 기업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로 2012년 서울고등법원은 김승연 회장 재판의 판결문에서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회장을 CM(Chairman의 약자)이라고 부르면서, CM은 신의 경지이고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이었다”라고 명시했다.

한화그룹에서 ‘신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이 주도한 이 니콜라 투자결정에 반대를 한 임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이야기다. 이 안건이 이사회나 정식 회의에서 철저히 토론하거나 검증을 받은 후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니콜라 사태에서 들통난 것은 한화의 정보력이다. 한화가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면서도 그룹내에 국제 통이 부재한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이 김동관 부사장 주도 아래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해 평가이익을 얻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큰 관심을 받았지만 해외에서는 니콜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 현지에서는 니콜라의 기술력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꾸준히 제기됐다. 블룸버그(bloomberg)는 니콜라가 공개한 수소트럭이 ‘빈 껍데기’라고 주장했고, 트레버 밀턴이 성능을 과장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달 들어서는 논란이 더 커졌다. 힌덴버그리서치는 최근 '니콜라: 어떻게 거짓말의 홍수를 활용해 미국 최대 자동차 OEM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었나'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파장을 일으켰다. 트레버 밀턴은 힌덴버그리서치의 주장을 반박했지만 알맹이 없는 답변이었다는 주장이 지속됐다.

물론 현재로서는 니콜라가 과대평가된 것일 수는 있지만, 수소 시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니콜라 사기논란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조직문화가 경직된 회사에서 만일 오너 일가가 개인적 탐욕으로 투자를 했다면 제대로 된 투자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게 오랜 경험칙“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주)서울이코미디어
  • 등록번호 : 서울 아 03055
  • 등록일자 : 2014-03-21
  • 제호 : 서울이코노미뉴스
  • 대표 : 김명서
  • 부사장·편집국장 : 박선화
  • 발행인·편집인 : 박미연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1107호(여의도동, 삼도빌딩)
  • 발행일자 : 2014-04-16
  • 대표전화 : 02-3775-4176
  • 팩스 : 02-3775-41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미연
  • 서울이코노미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서울이코노미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eouleconews@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