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도입된 시중 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라가는 은행 수수료를 고려하면 적금 이자만도 못한 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아 8일 공개한 퇴직연금 연간수익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최고 1.69%에 그쳤다.
확정급여(DB)형은 1.68%, 확정기여(DC)형은 1.69%, 개인(IRP)형은 1.16%로 연간수익률은 모두 1%대에 불과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각각 0.02%포인트, 0.73%포인트, 1.60%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사에 부담하는 평균 0.48% 수수료를 빼면 실제 수익률은 은행 적금만도 못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금융기관의 정기적금 금리는 연 평균 1.23%이다.
지난해 은행권에서는 퇴직연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관련 부서를 신설하거나 수수료를 내리는 등 경쟁에 나섰지만 소비자 기대에는 오히려 역행한 셈이다.
은행별 수익률을 보면 상반기 DB형 기준으로는 신한은행이 1.79%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 1.71%, 국민은행 1.64%, 우리은행 1.58% 순이었다.
DC형 또한 신한은행이 1.91%로 가장 높았고, 뒤이어 하나은행이 1.71%, 우리은행 1.61%, 국민은행이 1.52%로 나타났다.
IRP형의 경우, 신한은행 1.33%, 하나은행 1.3%, 우리은행 1.05%, 국민은행 0.95%였다.
반면 시중은행의 수수료는 줄곧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4대 은행의 퇴직연금 수수료는 2017년 2602억 원에서 2018년 3129억 원, 2019년 3566억 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1556억 원의 수수료를 거뒀다.
전재수 의원은 "퇴직연금은 직장인의 대표적인 노후 대체 수단 중 하나이지만, 턱없이 낮은 수익률로 은퇴자 98%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는다"면서 "수수료 수익과 적립금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얻고 있는 은행들이 수익률에는 공을 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하려면 수수료 인하와 자동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디폴트 옵션 도입 등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전 업권을 통틀어 221조 원을 넘어섰다. 올 상반기 4대 은행의 적립액은 74조682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