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의 '전세살이 딜레마'
홍남기 부총리의 '전세살이 딜레마'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10.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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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실거주 할테니 집 빼달라"…부동산 정책여파 방 빼야
내년 1월 전세 만기...대폭 오른 전셋값 줘야 새집 구할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단 부동산대책 여파로 서울의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정작 본인이 전셋집을 옮겨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경제정책 총괄 컨트롤타워인 그가 정부 부동산 정책의 영향을 온몸으로 겪게 된 것이다.

8일 관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가 현재 거주중인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아파트 전셋집을 빼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전셋집 주인이 본인 실거주를 이유로 내년 1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31일 임대차법 개정으로 홍 부총리 역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 의사를 밝혔으므로 집을 빼달라는 요구를 거부할 방법이 없다.

홍 부총리는 본래 본인이 거주하던 경기도 의왕시 소재 아파트를 매각해 사실상 무주택 상태이다. 결국 매물부족 상황에서 전셋값이 급등한 가운데 홍 부총리 역시 새로운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임차인 처지가 된 것이다.

이는 본래 집은 의왕시인 가운데 세종시에 분양권을 추가로 가진 상태에서 경제부총리 직을 수행하고자 서울 마포에 전셋집에서 실거주하던 홍 부총리의 특이한 상황과 연관된다.

홍 부총리의 원래 거주지는 의왕시이다. 지난 30여년 동안 의왕과 안양 지역에서 거주해왔고, 의왕 소재 한 아파트에서 2005년부터 부인과 아들 두명과 함께 살아왔다. 이 가운데 2017년 말 공무원 특별공급으로 세종시에 분양권을 받았다. 투기과열지구인 세종시는 분양권 전매가 제한되는 지역이다.

홍 부총리가 서울 마포에 전셋집을 구한 것은 부총리 취임인 2018년 12월11일 이후이다. 정부서울청사와 국회, 청와대 등을 자주 오가는 경제부총리 입장에서는 의왕에서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자 마포에 전셋집을 구했다.

올해 3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에 실은 재산변동사항을 보면 그는 서울 마포구 염리동에 배우자 명의로 6억3000만원에 아파트를 전세로 얻어 거주 중이다. 이 아파트는 그동안 전세값이 8억원대로 치솟았다.

올 여름 부동산 가격 급등 상황에서 현 정부가 공직자들에게 다주택 상황을 해소하라는 지침을 내리자 홍 부총리는 원래 거주하던 의왕 집을 매각했다. 세종시 소재 분양권은 매각이 불가한 상태였기 때문에, 다주택 상황을 해소할 방법은 의왕 주택을 매각하는 방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현존하는 주택이 아닌 분양권만 지닌 홍 부총리 입장에선 집주인이 전셋집을 빼달라 하면 전세금을 대폭 증액해 새로운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전세값 상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연관이 돼있다는 시각이 많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상당수 전세 물량이 이번에 연장되면서 매물이 크게 줄었다.  그러자 집주인들이 갱신이 끝난 아파트의 전셋값을 임대차법이 정한 5%가 아니라 시세에 따라 대폭 올리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다.

홍 부총리가 과연 얼마나 전셋값을 올려주고 서울 4대문 안에 계속 거주할지 관심거리다.

spee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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