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시장신뢰 안하는 듯
LG화학, 사상 최대 영업이익에도 주가↓…시장신뢰 안하는 듯
  • 박미연 기자
  • 승인 2020.10.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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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서프라이즈' 실적 냈지만 주가 先반영...화학 부분이 실적 주도, 코나 리콜도 악재로 작용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전기차 배터리 대장주인 LG화학이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맥을 추지 못했다. 이익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데다 LG화학 제품을 사용한 코나 전기차의 대규모 리콜(시정 조치)이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으로 배터리 사업 분사 관련 주주 불만을 잠재우려 한 LG화학의 전략이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시장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다.

12일 LG화학은 전 거래일보다 2.89%(2만원) 내린 67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분기 최대 실적이라는 호재에도 주가는 3%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지난달 29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오르다가 하락 전환한 것이다.

LG화학은 이날 장 시작 전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3분기(7~9월) 잠정 경영 실적을 발표했다. 이 회사의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9021억원으로 작년 3분기 대비 158.7% 증가했다. 이는 분기 최대 규모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인 7117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3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7조507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LG화학이 결산 공시 전에 잠정 실적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사업 분할에 따른 주주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 발표)에도 주가가 뒷걸음질한 것은 실적 호조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전기차 리콜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작용한 여파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지난달 전지사업(배터리) 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거쳐 물적분할에 따른 분사가 완료되면 LG화학이 12월 1일 출범하는 배터리 사업 신설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지분을 100% 소유하게 된다. 이후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개인투자자들은 "전기차 배터리의 미래가 밝다고 판단해 LG화학에 투자했는데 배터리 부문을 떼어내 회사를 만들면 석유화학만 남은 기존 LG화학의 기업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거세게 반발해왔다.

시장에서는 LG화학(051910)이 이미 주주를 배려하지 않은 전지사업 물적분할 결정으로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도 통하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LG화학 주가는 앞서 지난달 17일 배터리 사업부 분할 발표 이후 1주당 61만원선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69만원 선을 회복했다. 여기에 현대차의 코나 전기차 7만7000대 리콜 결정에 따른 배터리 안전성 논란, 3분기 호실적을 주도한 것이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이라는 점 등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전지사업을 물적분할해 세운 신설법인은 LG화학의 100% 자회사라 이론적으로 LG화학 기업가치에는 변화가 없다. 기존 LG화학 주주는 신설되는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지만, LG화학이 신설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설회사가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을 할 경우 LG화학 지분은 희석될 수밖에 없어, 기존 LG화학 주주들도 손해를 보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코스피가 최저점을 찍은 3월부터 지난달까지 LG화학 주식을 1조원어치 가까이 사들였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LG화학이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을 택하자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주주들은 "인적분할을 하면 그동안 LG화학을 지지해왔던 주주들이 배터리 법인의 지분도 동일하게 갖게 되는데, 물적분할을 하겠다고 하니 배신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최근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한 현대자동차(005380)전기차 코나EV 화재 사고도 LG화학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 합선 가능성"을 지목하면서 배터리 안정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소액주주는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기술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이어 배터리에서도 화재 논란이 일고 있으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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