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직화 닭발, 직화 껍데기 등 불맛을 강조하는 간편식 직화 제품 절반 이상에서 발암가능 물질로 알려진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가 검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3-MCPD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가 인체 발암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아 13일 공개한 '2019년 식품별 3-MCPD 오염도 조사' 자료에 따르면 간편식 직화 제품, 간편식 안주 제품 등 38개 제품에서 3-MCPD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닭발, 껍데기, 막창 구이 등 간편식 직화 제품 20가지 중 11가지에서 3-MCPD가 검출됐다.
볶음밥, 덮밥류 등의 간편식 제품 30가지 중에서는 7가지에서 검출됐으며, 간편식 안주 제품 23가지 중 6가지, 간편식 국·찌개 제품 30가지 중 4가지에서도 확인됐다.
적발된 제품 중에는 대형마트의 자체 상표를 달았거나 유명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포함돼 있다.
3-MCPD는 식물성 단백가수분해물(HVP)로 만드는 간장이나 수프, 소스류 등의 식품 제조 과정 중 생성된다.
국내에서는 산분해간장, 혼합간장, 식물성단백가수분해물 등에 3-MCPD 기준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다.
홍콩, 벨기에 등에서는 마가린, 쿠키 등에서 3-MCPD가 검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최 의원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가 지난 4월 가정간편식 3600건의 오염도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계획했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대상을 대폭 줄여 480건만 조사했다고 비판했다.
식약처는 당시 간편식의 중금속, 곰팡이독소, 3-MCPD·벤조피렌, 다이옥신, 폴리염화비페닐 등에 대해 조사했다.
최혜영 의원은 "2019년 즉석식품류 실태조사에서 3-MCPD가 검출되고 있어 식약처 스스로 가정간편식의 유해물질을 조사하겠다고 해놓고 13%만 조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1인 가족 증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편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에 단순히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계획된 조사를 축소했다는 것은 식약처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