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올 초부터 트롯에 푹 빠졌다. 하루에 몇 곡은 듣는다. 주로 자기 전에 유튜브로 본다. 나를 트롯으로 이끈 계기가 있다. 정말 우연히 정동원의 보릿고개를 듣고 트롯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나는 음악 자체를 싫어했다. 물론 노래방도 가지 않는다. 아는 노래라야 겨우 3~4곡. 그런데 동원이의 보릿고개를 들은 뒤 내친김에 ‘미스터트롯’을 모두 보게 됐다.
미스터트롯은 한 번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 초저녁 잠이 많은 나도 공연이 있는 날은 자지 않고 끝까지 시청했다. 그리고 거의 매번 칼럼을 썼다. 당시 가장 눈여겨 보았던 가수는 동원이와 임영웅이다. 둘은 지금 대스타가 되었다. 특히 영웅이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남녀노소 모두 그를 좋아한다. 동원이도 부쩍 성장했다. 가수로서 부족함이 없다.
그 뒤에는 전유진 노래를 많이 들었다. 유진이도 정말 노래를 잘 했다. 동원이보다 한 살 많은 15살이다. 유진이는 노래를 부른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기성 가수를 능가하는 실력을 자랑했다. 유진이가 부른 ‘훨훨훨’은 원곡 가수보다 더 잘 부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강약조절도 자유자재다. 음색도 좋다.
얼마 전부턴 꼬마 김다현이 노래를 듣는다. 다현이는 김봉곤 훈장 딸이다. 나는 다현이를 최고로 친다. 동원이나 유진이와 또 다른 모습을 본다. 국악을 먼저 시작한 탓인지 매우 안정돼 있다. 다현이 노래를 들으면 누가 12살이라고 하겠는가. 남진 태진아 진성 송대관 혜은이 주현미 김연자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 “다현이는 천재”라고 입을 모은다.
내가 음악 전문가는 아니다. 내 귀에 들어오는 다현이 목소리는 꼭 천사의 그것 같다. 얼마나 맑고 고운지 모르겠다. 박자, 음정 모두 완벽하다. 실수가 없다. 노력을 많이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다현이가 대담 프로에 나와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 말도 참 이쁘게 한다. 요즘 아이들 같지 않다. 예의가 무척 바르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이다.
이 칼럼을 쓰기 전에 김호중과 김다현이 부른 ‘님의 등불’을 들어 보았다. 각각 불렀다. 호중이도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최고의 가수다. 노래만 치면 호중이가 영웅이 보다 더 잘 부른다. 다현이는 그런 호중이 삼촌 못지 않았다. 오히려 다현이 노래가 귀에 쏙 들어왔다. 대한민국 어느 가수도 다현이보다 ‘님의 등불’을 잘 부를 것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다현이 노래는 힘이 있다. 12살 꼬마가 모두의 심금을 울린다. 쥐었다 폈다 한다. 가히 국보급이다. 앞으로 다현이가 우리나라 트롯을 이끌어 갈 듯 하다. 그만한 실력과 재주를 갖췄다. 다현이가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든지 뜨면 안티가 생기기 마련이다. 천사 같은 다현이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자. 우리가 다현이를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
올해는 트롯 가수들이 우리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다. 이들 역시 애국자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을 사랑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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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