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아들 편지...文 대통령 친필 답장 공방 유감
피살 공무원 아들 편지...文 대통령 친필 답장 공방 유감
  • 오풍연
  • 승인 2020.10.1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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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친필로 보냈더라면 더 좋았을 법...친필로 보내지 않았다며 이슈화하는 것도 지나쳐

[오풍연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북에서 피살된 공무원 아들에게 타이핑한 편지를 보냈다고 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유가족과 국민의힘은 친필이 아니라며 문제를 삼고 있다. 물론 대통령이 친필로 보냈더라면 더 좋았을 법 했다. 그렇다고 친필로 보내지 않았다며 이슈화하는 것도 지나치다는 느낌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와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끌어들이면 한도 끝도 없다.

문 대통령도 사람인 이상 가슴아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아들에게 편지도 보냈을 터. 편지를 문 대통령이 직접 썼는지는 모르겠다. 대신 써주고 문 대통령으로부터 확인을 받았을 가능성도 크다. 대통령이 일일이 답장하기 어려운 고충도 있다. 한 가지만 꼬투리 잡아 대통령을 공격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숨진 이모씨의 형 래진(55)씨는 지난 13일 문 대통령의 A4용지 1장짜리 편지가 등기우편으로 조카인 이군에게 전달됐다고 언론에 알렸다. 문 대통령은 답장에서 “마음이 아프다”, “위로를 보낸다”, “해경의 조사·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 등 앞서 했던 발언을 되풀이했다는 게 유족 측 전언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답신 내용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씨는 “(대통령의) 친필이 아니라 컴퓨터로 쓴 편지고, 기계로 한 서명이 찍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갖췄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유가족이 이처럼 나오자 야당인 국민의힘은 호재를 만난 듯 문 대통령과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김예령 대변인은 14일 구두 논평에서 “(대통령의 답신은)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에서 한 걸음도 내딛지 못했다”면서 “타이핑 된 편지는 친필 사인도 없는 무미건조한 형식과 의례 그 이상도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편지만 있고 진정성은 없다”면서 “피격 공무원 아들의 손편지와 대통령의 타이핑 편지. 진정성과 애절함이 뚜렷이 대조된다”고 했다. 이어 “펜으로 직접 꾹꾹 눌러쓴 아들의 애절한 손편지와 타이핑으로 쳐서 프린터로 출력한 대통령의 의례적 인쇄물 편지. 대통령 친필 서명조차 없는 활자편지.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라고도 지적했다.

하나가 밉게 보이면 모든 것이 밉게 보이는 법이다. 청와대를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문 대통령이 안 됐다는 생각도 든다. 유가족에게 보낸 편지마저도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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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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