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사람과의 관계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대인관계라고 한다. 보통 성공한 사람들은 그것이 나쁘지 않다. 남과 사이가 좋지 않은데 성공하기란 어렵다. 또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누군가와는 만나고 어울려야 한다. 혼자 되는 일도 없다시피 하다. 대인관계에 있어서도 필요한 것이 많다. 오늘은 밥 사는 얘기를 해볼까 한다.
나는 강의를 할 때 “밥을 잘 사는 사람이 되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는다. 사소한 것 같지만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실 밥만 잘 사도 욕은 먹지 않는다. 또 밥을 잘 사는 사람이 욕을 먹을 만큼 나쁜 말이나 행동을 할 리도 없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 그래도 착한 사람이 밥을 한 번이라도 더 사려고 하지 않을까.
혼자 먹을 때는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둘 이상이 먹으면 누군가 밥값을 내야 한다. 요즘은 각자 내는 게 대세여서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내가 낸다고 생각하면 가장 편하다. 내가 내도 좋고, 남이 내도 나쁘지 않아서다. 상대방이 밥값 내는 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밥값 낸다고 화를 내는 경우 역시 본적이 없다. 대부분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한다.
나는 아내에게도, 아들에게도 가급적 먼저 지갑을 열으라고 얘기한다. 밥값 내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 집안 식구는 모두 밥값을 잘 내는 편이다. 여럿이 식사를 할 경우 앞서 나와야 밥값을 낼 수 있다. 일부러 뒤에 서는 사람도 본다. 좋지 않은 행동이다. 특히 밥값은 남이 내는 것으로 아는 사람도 적지 않다.
특히 기자, 공무원, 선생님, 교수 등은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 사회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직종이라고 할까. 이런 고정 관념부터 스스로 깨야 한다. 이들이 밥을 사면 상대방은 더 고마워 한다. 나도 만 30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우스개 소리를 하나 하겠다. 아주 오래 전의 얘기다. 히딩크 넥타이로 크게 히트를 친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님을 만난 적이 있다.
서울 힐튼호텔 레스토랑에서 처음 만났다. 이 대표님은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땐 더 활달했다. 이 대표님이 자리에 앉자마자 이 같은 말을 꺼냈다. “오늘도 오 기자님이 밥값 낼 거죠” 사실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보자마자 그런 말을 꺼내니 그렇지 않겠는가. 이 대표님이 나를 만나기 전 연구하고 나와 그랬다. 오풍연을 검색해 보니까 밥 잘 사는 사람으로 나오더란다.
그 당시 기자협회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검찰을 아주 오래 출입했는데 무슨 비결이 있느냐고 물어 세 가지를 꼽은 적이 있다. 첫째, 겸손해라. 둘째, 도덕과 상식을 중시하라. 셋째, 밥을 잘 사라. 이중에서 “밥 사는 사람이 되라”를 제목을 뽑았던 기억이 있다. 이 대표님이 그것을 보았던 것이다. 비록 기자지만 밥도 잘 사라는 당부였던 셈이다.
비싼 것을 먹지 않으면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밥은 잘 살수록 좋다. 아주 간단하다. 지갑을 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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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