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의 배신’...빅히트 주가 속락에 개미들 "환불 안 되나" 한숨
‘공모주의 배신’...빅히트 주가 속락에 개미들 "환불 안 되나" 한숨
  • 박미연 기자
  • 승인 2020.10.17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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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뒤 잠시 상승 후 곧장 내리막길 걷는...빅히트는 공모주 청약 때부터 ‘고평가 논란’
빅히트 주가 22% 폭락, 20만500원으로 장 마감…상장 이튿날 시총 2조원 허공에 날아가
방시혁(왼쪽)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1층 로비에서 열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기념식에서 북을 두드리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대박이 예상됐던 빅히트 주가가 속절없이 미끄러지면서 대박을 꿈꿨던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주식 초보자도 많아 혹시 환불이 되냐고 묻는 개미까지 나올 정도다.

물린 개미들은 속이 타지만 증권가에서는 지금 가격도 비싸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손실을 복구하기까지 원치 않는 장기투자를 하게 될 수도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13만 5000원에 상장한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약 2분간 ‘따상’가인 35만 1000원을 기록한 뒤 16일 20만 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빅히트는 지난 15일 공모가의 2배에서 시작한 후, 장 중 한때 상한가를 기록(따상)하기도 했지만 결국 시초가 27만 원보다 4% 포인트 넘게 떨어진 25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빅히트의 시가총액은 지난 16일 하루 만에 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튿날이었던 지난 16일에도 주가 하락은 이어져 20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이은 주가 하락에 당황한 일부 투자자들은 '빅히트에 투자한 돈을 환불받을 방법이 없냐'며 웹사이트 곳곳에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이름인 ‘아미’들 가운데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좋아하는 아이돌 관련 상품인 굿즈처럼 여기고 처음 주식 매입에 나선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는 “주식 처음한 사람 환불 가능할까요” “와이프 나이 50 다 되어가는데 BTS에 미쳐서 빠순이짓 하더니 애들 대학등록금하고 결혼시키는데 쓰려고 모아놓은 돈 1억 그대로 꼴아박았네요. 이혼 서류 작성하러 가는데 가능하겠죠?” 등 구구절한 사연을 토로하며 떨어진 주가를 믿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방탄소년단을 믿고 거액을 투자한 이들 중 코로나 사태로 힘들었던 자영업자들이 전 재산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샀다는 경우도 있다.

또 주식 투자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한다는 원칙을 배제하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를 전망했던 증권사나 언론 보도를 탓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공모 과정에서 인기를 끈 기업들이 상장 초반에 기업 가치와는 무관하게 주가가 치솟다가 이후 하락하는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일반청약 경쟁률을 보면, 카카오게임즈(1525대1), 빅히트(607대1), SK바이오팜(323대1) 순이었다. 청약에 몰린 돈은 카카오게임즈가 58조 5543억원, 빅히트는 58조 4236억원, SK바이오팜이 30조 9889억원이다. 주식을 배정받으려고 천문학적인 돈이 몰린 것이다.

지난 7월 2일 상장된 SK바이오팜의 공모가는 4만 9000원이었다. 상장 첫날 9만 8000원에 시초가가 정해져 이후 상한가를 거듭하면서 같은 달 7일 26만 95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16일 기준 15만 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보다는 3배 이상 높은 금액이지만, 주가가 오르는 도중에 추격 매수한 투자자들은 손해를 본 셈이다.

카카오게임즈도 비슷한 패턴이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10일 공모가(2만 4000원)의 두 배로 시초가(4만 8000원)가 정해진 이후 상한가를 거듭했다. 같은 달 14일 8만 91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한 달 만인 지난 16일 기준 4만 58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여전히 공모가보다는 높은 가격이지만, 시초가는 밑도는 것이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 때부터 ‘고평가 논란’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도 투자에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공모주의 배신에 대한 학습효과와 빅히트에 대한 고평가 논란으로 상장 이후 하락세를 타는 속도는 SK바이오팜이나 카카오게임즈보다 빠를 전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BTS라는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있는 것은 그만큼 수익 창출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라면서 “빅히트의 경우는 당장의 현금 창출 능력은 크지만 미래에도 그 능력이 이어질 것인가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품은 게 아닐까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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