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울고 싶어라’...세타2 등 '엔진발화' 총 5조원 '허공'으로
정의선 ‘울고 싶어라’...세타2 등 '엔진발화' 총 5조원 '허공'으로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0.1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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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1조, 기아차 1.5조원, 대부분 올 3분기 손익 반영...기존 1.4조원 합치면 총 5조원 지출
美 검찰 등 벌금도 추가 가능성...鄭 회장 취임하자마자 첫 실적발표에 부담, 적자 발생 불가피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올해 3분기 실적이 당초 영업이익 1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달리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가 비충돌 화재 논란을 일으킨 세타2 엔진 결함 등과 관련해 총 3조6566억원을 품질비용을 추가로 책정하고 이중 3조3944억원을 3분기 손익에 반영한다고 19일 밝혔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번 비용은 세타2 GDI 엔진 외에 세타MPI, 감마, 누우, HEV(플러그드인 하이브리드) 등 차량의 KSDS(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엔진교체 등에 사용된다"고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3분기 실적에 3조3600억원(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차 1조2600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세타2 엔진 관련 품질 충당금으로 20183분기 4600억원(현대차 3000억원,기아차 1600억원), 20193분기 9200억원(현대차 6100억원,기아차 3100억원) 두차례에 걸쳐 반영했다. 세타2 엔진 불량으로 인해 지금까지 품질관리 비용으로만 총 5조원 가량의 돈이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충당금 반영 이후 엔진 교환율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고 평생보증 충당금 산정 시 반영한 차량 운행 기간(12.6년)을 현 실적으로 재산정(19.5년)할 필요가 있어 추가 충당금 반영이 불가피하다는게 현대·기아차 측의 설명이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 GDi 엔진 외에도 일부 고객 불만 사례가 접수되는 세타2 MPI·HEV, 감마, 누우 등 다른 엔진에 대해서도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선제적으로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 소프트웨어(KSDS) 장착 캠페인 시행을 검토중이며 이에 대해서도 추가 충당금을 설정한다고 밝혔다.

세타2 엔진 결함, 美 조사결과 유죄 땐 현대·기아차는 상당한 규모의 벌금이나 합의금 지급해야

이번 충당금에는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한 미국 검찰과 교통부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사결과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벌금이나 합의금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검찰 등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사전 인지 여부와 리콜 적절성 등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미 당국 조사결과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상당한 규모의 벌금이나 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 정의선 회장으로선 회장 취임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마이너스 성적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액 26조6895억원, 영업이익 1조1338억원, 당기순익 1조457억원이었다. 2조원가량의 비용을 충당금으로 설정하면 영업익은 1조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기 매출의 10%에 육박하는 충당금에 대해 업계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리콜의 범위는 완전한 것은 아니었다"며 "엔진 교체 요구에 부응하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독자 개발한 세타 엔진 후속인 세타2를 2009년부터 양산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주행 중 멈추는 등 논란을 빚었다.

현대·기아차가 전례 없는 3조 4000억원의 충당금을 설정한 '세타2 엔진의 초기버전인 '세타엔진'은 한국을 자동차 엔진 수출국으로 끌어올린 자동차업계의 상징적인 존재로 꼽힌다.

2002년 현대차가 독자 개발해 탄생한 세타 엔진은 이후 일본 미쓰비시, 미국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에 수출돼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엔진 결함에 대한 은폐·축소 의혹...지난 해 현대·기아차의 품질담당 전직 임직원들 법정 서기도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전경./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이후 2009년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에 맞춰 후속작인 '세타2 엔진'을 내놓았다. 뛰어난 출력으로 호평을 받았던 세타2 엔진에 논란이 불거진 것은 2015년이다. 이 엔진을 장착한 차량이 주행 중 멈추는 사고가 잇따르면서다.

특히 세타2 직분사(GDi) 엔진의 결함이 조사 중 드러나자 현대·기아차는 그해 9월 미국에서 47만대의 리콜을 실시했다. 이후 2017년 3월에도 119만대를 추가로 리콜 조치했다.

국내의 경우 이보다 늦은 2017년 4월에서야 리콜 조치가 내려졌다. 리콜 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그랜저(HG) △쏘나타(YF) △K7(VG) △K5(TF) △스포티지(SL) 5개 차종 약 17만대였다.

현대·기아차는 정부의 리콜 명령이 아닌 자발적으로 조치에 나섰으나, 미국보다 시점이 늦어진 만큼 엔진 결함에 대한 은폐·축소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품질담당 전직 임직원들은 이 같은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오후 주요 애널리스트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공식 실적 발표에 앞서 투자 설명회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품질 비용을 반영하면 실적이 당초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는 만큼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선제적으로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3분기 경영실적에 품질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차량 개발부터 생산, 판매 이후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고객을 위한 최선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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