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기금 100억원 조성해 긴급생계지원
올들어 택배근로자 14명 과로 등으로 숨져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CJ대한통운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택배기사 사망과 관련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22일 밝혔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이은 택배기사 사망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가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우선 택배현장에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해 택배기사들의 작업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현재 분류인력은 1000명이다.
최근 논란이 된 산업재해보험 적용 예외 문제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올해 말까지 전체 집배점을 대상으로 택배기사 산재보험 가입 여부를 조사하고, 내년 상반기 안에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격년제인 택배기사 건강검진 주기를 1년으로 단축해 비용을 회사가 전액 부담하고, 지원항목에 뇌심혈관계 검사를 추가한다. 건강검진에서 이상 소견이 있는 택배기사를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근로자 건강관리센터와 협력해 연 3회 방문 상담을 진행한다. 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될 경우 회복될 때까지 집배송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물량 축소를 권고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체 물량의 90%에 달하는 소형 택배 화물을 자동으로 분류할 수 있는 전용 분류 장비를 추가 마련하는 등 현장 자동화 수준을 높이고, 내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기금을 조성해 택배기사 긴급생계지원 등 복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CJ대한통운 운송노동자 A씨는 20일 밤 11시50분 경기도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주차장 간이휴게실에서 쉬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21일 새벽 1시쯤 사망했다.
A씨의 사망으로 올해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이중 택배 분류작업과 배달업무를 하는 택배기사가 9명이며 물류센터 분류노동자는 3명, 운송노동자는 1명이다. 이들 중 CJ대한통운 노동자가 6명이다. 이달 20일엔 로젠택배 부산 강서지점에서 택배기사가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