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이 사전 결제에 나선 데다 글로벌 주가 변동을 걱정한 증권사들이 증거금을 미리 해외계좌에 예치한 영향이 컸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이 달러 등 외국 돈을 환전하지 않고 국내 예금 계좌에 예치한 것을 일컫는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은 854억5000만달러로 전월대비 30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증가세를 이어온 지 7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달러 모으기가 이어지면서 지난 6월부터는 석 달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8월에는 증가 폭이 줄었고 9월에는 감소세로 바뀐 것이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예금이 734억7000만달러로 전월보다 31억2000만달러 줄었다.
일부 기업의 결제 자금 수요와 증권사의 해외자금 예치 등으로 기업의 달러화 예금이 34억7000만달러 빠진 영향이 컸다.
한은은 "추석 연휴 중 글로벌 주가 변동에 대비해 증권사가 해외 파생상품 거래 증거금을 해외계좌에 미리 예치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역대 최대치인 160억9000만달러로 3억5000만달러 늘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달러가 쌀 때 사두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로화 예금도 증권사의 단기 운용자금 인출 등으로 전월대비 2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위안화 예금은 16억3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억4000만달러 증가했고, 엔화 예금도 49억5000만달러로 1억9000만달러 늘었다.
영국 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000만달러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