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대명사'?...기자, 경찰, 선생은 왜 기피할까
'갑질의 대명사'?...기자, 경찰, 선생은 왜 기피할까
  • 오풍연
  • 승인 2020.10.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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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남 위에 군림하려고 해서는 안 돼...자기를 과대포장하는 것도 금물

[오풍연 칼럼] 기자도, 경찰관도, 선생님도 기피대상이다. 현직에 있을 때는 잘 모른다. 정년 퇴직을 하거나 중도에 그만두고 나와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을 환영하는 곳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 그들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현직에 있을 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 탓이다. 일반인에게 이들 직종은 부딪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분류돼 있다. 그것을 깨야만 비로소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나는 대학에서 9학기 동안 초빙교수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또 일반 기업체나 관공서 등에서도 특강을 종종 하곤 했다. 가끔 이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내 직업을 맞춰 보아라. 그럼 얼마를 주겠다”고. 지금까지 내 직업을 맞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최소한 10번은 물어봤을 게다. 그 때마다 전문직일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것을 가장 고맙게 생각한다. 기자 같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늘 오전에는 경찰 출신 페친과 통화를 했다. 자주 연락하는 분이다. 그 분에게서도 경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내가 오랫동안 만나는 이유일 지도 모르겠다. 그 분에게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기자 같지 않다는 말이 최고의 훈장”이라고 했다. 그 분도 내 말에 동의를 했다. 훈장이라는 표현이 썩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렇다. 나쁜 이미지는 스스로 씻을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취급받을 수 있다.

기자, 경찰관, 선생님은 갑질의 대명사로 분류된다. 그런 측면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나도 30년간 기자로 있다가 사회에 나와보니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자로 있다고 하면 적어도 괄시는 안 당한다. 그들이 잘 나서 그런 것도 아니다. 기자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굳어져서다. 쉬운 말로 밥도 얻어만 먹는다. 자기네 지갑을 열 줄 모른다. 그러니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기자 출신은 말도 예쁘게 하지 않는다. 기자들끼리 만나면 퇴직 후에도 남 얘기를 많이 한다. 좋게 얘기할 리도 없다. 상대방을 하대하기 일쑤다. 호칭도 “걔”가 많다. 나도 깜짝 놀랄 때가 있다. 70~80대 선배들도 변함이 없다. 여전히 현직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듯 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기도 안 찰 게다. 기자 출신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산다고 할까.

경찰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간부 출신들에게서 많이 발견한다. 서장 출신들은 서장 행세를 하려 하고, 지방경찰청장 출신들은 청장 행세를 하려고 한다. 현직을 떠나면 무조건 바뀌어야 한다. 정말 겸손하지 않으면 설 땅이 없다. 바깥 세상은 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이 사회에 나가 정착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을 반기는 곳이 없으니 자리잡기가 쉽지 않다. 어찌보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남 위에 군림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자기를 과대포장하는 것도 금물이다. 보다 더 겸손해야 한다. 이들이 상대적으로 덜 겸손하기 때문에 조금만 겸손해도 평가받는다. 그들에게 겸손은 최고의 덕목이다. 스스로 자기를 낮출 줄 알아야 한다. 말 뿐이 아닌 실천으로. 거듭 되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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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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