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과제' 이재용 삼성시대의 해법은...
'초격차 과제' 이재용 삼성시대의 해법은...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10.2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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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사법리스크…지배구조 재편 가능성도
'뉴 삼성'으로 돌파구 모색 전망…연내 '회장' 자리 오를 듯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별세로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지난 2014년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와병으로 인해 사실상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해왔던 만큼 삼성의 미래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 중심으로 그려지게 된다. 2018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 지정을 통해 공식적인 총수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국내외 경영활동 전면에 나선 이후 삼성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 등을 통해 본인의 색깔을 나타내며 '초격차' 변화를 꾀해왔다.

그러나 사법리스크부터 지배구조 개편,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이 부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아 그의 리더십 발휘가 주목되고 있다.

◇국정농단 등 사법리스크…불법승계 불식해야

일단 사법리스크가 크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재판이 동시에 진행중이다. 법조계는 경영권 승계 재판은 내년 이후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파기환송심은 다음 달부터 재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당장 26일에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이 열렸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참석의무가 없는데다 상중에 있어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했다. 이 재판은 이르면 연내 선고가 이뤄질 정도로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건희 회장 별세로 삼성의 미래를 짊어지게 된 이재용 부회장이 실형 선고를 받게 된다면 경영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5월에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 거듭나겠다는 미래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결단도 내놨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잇단 재판으로 인해 당분간 법정 출두가 불가피하고, 재판 결과에 따라 삼성의 신인도 하락과 경영 차질을 각오해야 한다.

◇정부의 압박...지배구조, 계열분리 개편 가능성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고 6년5개월의 시간동안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왔다. 삼성물산을 정점으로 사실상 경영권 승계구도가 짜진 만큼 당장 지배구조 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회장 지분의 처리방법이 지배구조 변화를 촉발시킬 전망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원이다.

이 회장은 올해 6월말 기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천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2012년 7월 29일 이건희 회장 가족이 영국 런던 올림픽파크의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을 참관하고 있다.

홍 전 관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지분 0.91%(3조26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0.7% ▲삼성물산 17.33% ▲삼성생명 0.06% ▲삼성SDS 9.2% ▲삼성화재 0.09% 등 약 7조1715억원 상당을 가졌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를 보유해 평가액도 악 1조6082억원으로 같다.

법정 상속비율을 따르면 배우자인 홍 전 관장이 4.5분의 1.5(33.33%), 자녀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4.5분의1(각 22.22%씩) 상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홍 전 관장이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개인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홍 전 관장이 지배구조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이 부회장이 승계한 경영권을 안정화하는 내용으로 유언장을 작성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언장의 존재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 부회장이 이 회장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다만 부친이 별세한 만큼 만약 이부진, 이서현 등 동생들과 계열분리 문제가 불거질 경우 삼성은 또다시 소용돌이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또 국회에 발의돼 있는 일명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핵심계열인 삼성전자의 지배구조에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 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한다. 처분해야 하는 삼성전자 지분은 4억주, 가치는 20조원 상당일 전망이다. 또한 삼성 총수 일가가 삼성생명 주식 57.25%, 이중 이 부회장은 20.76%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업법에 따라 상당한 지배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글로벌 복합위기…'뉴삼성' 박차 가할 듯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미중 분쟁을 비롯한 복합위기도 글로벌 기업인 삼성을 짓누르고 있다. 미중 분쟁의 핵심이 반도체, 휴대폰 등 IT분야에 집중되면서 삼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형국이다.

사업의 핵심인 반도체에서 메모리 부문 세계 2위였던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해 1위 삼성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삼성을 따돌리고 점유율 격차를 더 벌려가고 있다. 2030년 반도체 전 부문에서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메모리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더욱 약진해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 숨가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는 앞으로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선언한 '뉴 삼성'을 통해 위기 극복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베트남 출장에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떠한 큰 변화가 닥치더라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규모 '빅딜'이 일어나며 반도체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유망 기업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통 큰 베팅'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차세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와 5G 사업, 이 부회장의 경영키워드인 '인재경영'도 지속할 전망이다. 핵심 인재 영입이야 말로 위기 상황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생각에서다.

재계에선 이재용 부회장이 장례절차를 마무리한 뒤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별도의 혁신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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