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다른 돈 빼서 옵티머스 메웠다고?...은행측 "사실 아니다"
하나銀, 다른 돈 빼서 옵티머스 메웠다고?...은행측 "사실 아니다"
  • 최영준 기자
  • 승인 2020.10.27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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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前 상환 중단 위기에 몰리자 ‘펀드 돌려막기’로 부도 막아줘"…檢, 관련 진술 확보하고 수사
하나은행 측 "단 3차례 이례적 발생…당초 운용사 잘못...실제 자금 이동 없이 장부상 처리한 것"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사 사옥

[서울이코노미뉴스 최영준 기자] 옵티머스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하여 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이 옵티머스 부도를 막기 위해 '펀드 돌려막기'를 했다는 의혹이 니왔다.

옵티머스 펀드가 부실에 빠져 환매(還買·상환) 중단 위기에 몰렸을 때 펀드 판매금을 보관·관리했던 수탁사인 하나은행이 전혀 별개의 다른 펀드 자금까지 끌어다 환매를 해주는 ‘펀드 돌려막기’로 옵티머스 펀드를 2년 가까이 유지시켜 줬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진술대로라면 펀드 자금 수탁사가 ‘옵티머스 사기’에 가담했다는 뜻이다.

2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복수의 옵티머스 관계자는 “펀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된 시점은 2018년 8월”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6월부터 판매가 시작된 옵티머스 펀드는 안전한 공공 기관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대부 업체와 부동산 업체 등에 투자해 손실을 보면서 부실화했다.

이에 따라 펀드 투자금을 상환해줄 돈이 없어 사채 수십억원 등을 끌어다 쓰기 시작한 사실상의 ‘부도 시점’이 2018년 8월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는 올 6월에야 터졌다.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들은 옵티머스가 이 1년 10개월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은행 때문이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옵티머스 관계사 고문을 지낸 유모씨는 검찰에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내가 관리하는 하나은행 수탁관리부 직원을 통해서 다른 자산 운용사 펀드 자금을 끌어와 옵티머스 펀드 상환 자금으로 사용해 시간을 벌었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고문은 또 “하나은행에서 여러 옵티머스 펀드 중 환매 요청이 들어오지 않았거나, 만기가 남아 있는 펀드 자금을 당겨서 펀드 상환 자금으로 쓸 수 있게 해준 것으로 안다”며 “당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하나은행에 거의 매일 그런 부탁을 하고, 돈을 구해서 다시 메우는 일을 반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진술 등을 바탕으로 하나은행 수탁관리부 A팀장을 피의자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위기 상황에 '펀드 돌려막기'로 도움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하나은행은 이날 '옵티머스 펀드 환매자금 불일치 관련 하나은행 입장'을 내고 "지난 2018년 8월9일, 10월23일, 12월28일 3회에 한해 옵티머스 펀드의 환매자금이 불일치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이 생긴 건 펀드 자금·증권 동시결제 시스템(DVP)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게 하나은행 설명이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이 시스템은 환매 4일 전 고객의 환매 요청에 따라 판매사가 환매를 청구하고, 운용사의 승인을 거쳐 예탁결제원에 접수하는 방식이다. 하루 전부터 3일 전까지 판매사와 수탁사는 운용사의 환매대금 확정과 승인을 확인하고 환매 자료 조회가 가능하다.

환매당일 오전에는 운용사의 환매청구 승인에 따라 판매사가 환매대금을 고객 계좌로 이체하고, 예탁결제원은 이날 오후 4시 결제자료를 만들어 한국은행 앞으로 전문을 발송한다. 이후 수탁사는 한국은행으로부터 결제자료를 받은 뒤 판매사 앞 대금을 결제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나은행은 "당행은 사채발행회사로부터 환매자금 일부가 입금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마감처리 업무를 위해 은행 내부 관리시스템인 증권수탁시스템상 전체 미운용 자금 수치를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펀드간 실제 자금의 이동을 수반하거나 당사자간 권리의무 변동이 발생하지 않으며 단순한 일일마감업무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금 불일치가 생기자 지난 2018년 11월 옵티머스와의 수탁업무를 중단하고 추가 수탁을 하지 않았다"며 "이후 옵티머스가 자금 불일치가 발생하지 않도록 펀드를 기존 개방형에서 폐쇄형으로 변경하고 투자자산의 만기를 펀드 만기 이전으로 설정하는 조치를 취한 지난해 5월 수탁업무를 재개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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