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이하 시계조합)이 쿠팡을 이른바 `짝퉁 시계`의 온상으로 지목한 가운데 쿠팡이 반박에 나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위조상품 판매는 코로나19 이후 급증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온라인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204.4%나 폭증했다.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수사인력 등 부족으로 신고건의 2.8%에 대해서만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계조합은 4일 쿠팡에서 롤렉스 손목시계 등 이른바 `짝퉁 시계`가 대거 유통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계조합은 지난해 6월 쿠팡의 가짜시계 판매 행위를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했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쿠팡이 잠시 판매를 중단했지만, 현재는 여전히 위조시계 648종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계조합은 “쿠팡에서 정가가 수백~수천만원에 달하는 시계가 20만~30만원에 팔리고 있어 국내 시계산업에 끼치는 손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시계조합은 가짜 시계를 판매하는 제조업체에 대한 고발이나 수사 의뢰로 대처해왔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적발되더라도 판매 사이트를 닫고 금방 다시 개설하는 `떴다방`식 영업으로 적발의 실효성이 없어 근절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시계조합은 이날 성명에서 "가짜 유명시계가 초대형 사이버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이유는 상표법의 허점 때문"이라며 "현행 상표법은 가짜를 판매한 판매업자만 처벌할 수 있도록 하고 유통망을 운영하는 쿠팡 같은 소위 온라인상거래중개자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은 쇼핑몰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며, 20-30대들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온라인 쇼핑하는 경우가 더 많다”면서 시계조합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실제로 위조상품 판매 적발 건수는 인스타그램이 압도적으로 높다.
지난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위조상품 적발건수는 인스타그램이 5만6756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번개장터가 3만6411건, 카카오스토리가 3만4492건, 네이버블로그는 2만7898건 등으로 적발 건수가 높았다.
오픈마켓보다 SNS에서 위조상품 거래가 훨씬 활발한 것이다.
쿠팡은 시계조합의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쿠팡은 "다른 오픈마켓과 달리 직매입을 하고 있다"면서 "시계조합은 외부 셀러 비중이 낮은 쿠팡이 위조상품을 내버려둔다고 주장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쿠팡은 "특허청의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조상품 판매 업자는 SNS나 카페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시계조합이 이러한 현실을 무시한 채 위조상품 적발 비중이 가장 낮은 쿠팡만을 모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쿠팡은 100여명의 전담조직을 마련해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첨단 AI 기술로 상품의 가격을 분석해 위조 가능성을 예측하고, 상품 이미지를 분석해 진품 여부를 판별해 내고 있다.
하지만 위조상품 거래가 개인 간의 거래가 자유롭게 이뤄지는 SNS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마켓 뿐만이 아닌 SNS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