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나는 평생 두 분을 잊지 못한다. 어머니와 장모님. 아버지와 장인 어른은 일찍 돌아가셔서 추억을 못 만들었다.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 스승이고, 장모님은 오래 모시고 살아 어머니 못지 않다. 최근 두 분께 바치는 선물을 마련했다. 나의 13번째 책이자 첫 정치비평서인 ‘F학점의 그들’을 갖고 이번 주 일요일(15일), 다음 주 화요일(17일)에 각각 찾아 뵙는다.
일요일엔 고향인 충남 보령에 간다. 산소에서 세종 사는 형님과 동생도 만나기로 했다. 우리 삼형제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 새 책은 토요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책 나오는 시점에 성묘를 하기로 했었다. 아버지는 1975년, 어머니는 2008년 각각 돌아가셨다. 나는 1971년 말 초등학교 5학년 때 대전으로 유학을 갔다. 그 때 이후론 부모님과 함께 산 적이 없다.
그럼에도 어머니는 나의 정신적 지주였다. 나에게 강인함을 주었다. 이번 책도 어머니로부터 그 같은 정신을 이어받아 나오게 됐다. 원고를 읽어본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오 대표만 쓸 수 있는 글”이라고. 내 개성이 강해 그러리라고 본다. 오풍연 만의 색깔을 드러냈다. 누구로부터도 간섭을 받지 않아 가능했다. 대신 글에 대한 책임은 모두 내가 진다.
어머니의 유언은 딱 한마디였다. “둘째야, 너는 술만 끊어라. 그럼 큰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술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7년이 지나서야 완전히 끊었다. 2015년 2월 3일부터 한 모금도 마시지 않고 있다. 큰 일은 하지 못 했지만 나름 열심히 살았다. 나에게 게으름은 있을 수 없다. 부지런한 것도 어머니로부터 배웠다.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그것을 실천했다.
장모님은 1993년 2월부터 모시고 살았는데 작년 8월 돌아가셨다. 장모님과 함께 산 기간이 어머니와 산 기간보다 훨씬 길다. 그래서 나에게는 어머니 같기도 하다. “오 서방, 책이 잘 됐으면 좋겠네”라고 하실 것 같다. 어머니와 장모님이 기도해 주셔서 그런지 몰라도 예약 판매 기간 중 반응은 좋은 편이다. 작은 기적이라도 만들지 모르겠다.
마침 11월 17일은 우리 부부의 결혼 33주년 기념일이다. 그 날은 아들도 비번이어서 양주 장흥에 세 식구가 같이 간다. 장모님 수목장을 모신 곳이다. 보통 책은 한 달 안에 승부가 난다. 이 기간 중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끌지 못하면 사라진다. 대부분의 책들이 그렇다. 내가 그동안 펴냈던 12권도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실망하지 않고, 글을 쓴 결과 오늘에 이르렀다. 어머니와 장모님이 도와주실 것도 같다. 우리 아들, 우리 사위 잘 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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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