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다양한 전략적 투자 모색 중이나 결정된 바 없어"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의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자동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0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최대 10억달러(약 1조1350억원) 규모로, 현대차에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배권을 넘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로봇 개 '스폿'으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됐으며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다. 2015년 처음 선보인 '스폿'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네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방수기능도 갖췄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연구중심 조직이어서 스폿 외에도 기발한 로봇을 내놨지만 사업화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소식통은 매각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협상이 중간에 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창출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향후 그룹의 핵심사업 분야로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함께 로보틱스 사업을 제시해 왔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열린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미래에는 자동차가 50%가 되고 30%는 개인항공기(PAV), 20%는 로보틱스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그안에서 서비스를 주로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협업, 인재영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기술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전반에 있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해 5월 미국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 17억5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했다. 리얼타임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프로세서는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예정으로 글로벌 자동차업체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4월에는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 '코드42(CODE42.ai)'에도 전략 투자했다. 코드42는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자율주행, 네이버 지도, 정밀지도,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의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네이버와 카카오 출신의 핵심기술 인력이 대거 창립멤버로 합류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주행차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기반 통합 제어기와 센서 개발을 위해 미국 인텔과 엔비디아와 협력하고, 중국의 바이두가 주도하는 자율주행차 개발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번 인수건과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언제나 다양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