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멈춰선 일상의 끝
코로나로 멈춰선 일상의 끝
  • 안태환
  • 승인 2020.1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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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곧 나올 듯...백신개발 뒤 멈춰 선 일상이 다시 일어서 향할 곳은 환경

[안태환 칼럼]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 발표가 정확하다면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전망이다. 상용화된다면 인류의 멈춰 선 일상의‘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임박했다. 임상 규모에 따른 중간발표라 추후 추이를 지켜볼 일이며 호흡은 길어야겠지만 획기적 백신의 등장은 가시화된 듯하다. 화이자가 공개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평가는 매우 후하다.

미국의 코로나 방역의 최전선에 서있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까지 나서“효과가 90% 이상이라고 발표된 화이자 백신이 마스크 쓰기나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공중방역 조치들과 결합하면 팬데믹 사태를 종결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다시 세계 경제는 꿈틀거리며 침체일로를 치닫던 항공과 여행업계도 요동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도 설렌다. 나도 그렇다.

화이자의 코로나백신은 사실, 독일의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제품이다. 화이자는 임상실험과 생산 기반을 제공했다고 알려져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중국 푸싱그룹도 개발에 참여했다. 허나 그 무슨 대수란 말인가. 인류를 구할 백신의 개발 주체가 누구이든 인류의 생존에 기여한 절대가치에 주목할 일이지 않은가.

이번 공개된 백신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백신에는 사용하지 않는 mRNA 기술이 활용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세포의 유전학적 변화 기술이다. 경이로운 것은 3만 명 이상 임상에서 나타난 이번 백신의 유효율 이 90%에 이른다는 점이다. 영화‘인터스텔라’의 명대사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를 다시금 확인해 준 인류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다. 어렵사리 개발된 이번 백신은 핵산이다. 제대로 된 효능을 발휘하려면 영하 70도 저온상태를 상시 유지해야 한다. 미국에서 생산될 백신은 미시간주 칼라마주에 있는 화이자 최대 생산시설에서 출발한다. 그에 따른 운송과 유통은 커다란 과제이다. 핵산 백신은 바이러스의 DNA나 RNA 등 핵산을 체내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일정 기간 이상 해당 온도 조건을 이탈하면 결합이 깨져 그 효능을 기대하기 난망하다.

기대를 한껏 모았던 미국의 모더나 역시 핵산 백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전례가 없기도 하다. 세계는 아직 백신의 대규모 운송과 유통을 경험한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모로 인류는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세상에서 시련에 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백신의 보급도 간단치 않은 무거운 과제이다. 코로나19로부터 면역력을 얻으려면 개인당 2회를 복용해야 하는데, 그 가격은 1회분에 19달러 50센트다. 화이자가 밝힌 생산능력은 5000만 회분으로 한정적이다. 내년에는 13억 회분의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미 미국은 발 빠르게 6억 회분을 예약했고, 영국과 독일 정부도 자국민들에게 접종할 수 있는 상당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알려져 있다.

내년 생산물량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 등 선진 국가들이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생산능력이면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국이 물량을 확보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우리도 예외가 아닐 수 없다. 천신만고 끝에 백신이 개발되니 이제는 이를 선점하는 소리 없는 백신 전쟁의 2라운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금번 화이자의 백신처럼 인간의 과학 발전으로 허용된 감염병에 대한 대안은 이렇듯 백신으로 마침내 귀결될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촉발된 사회적 관계에 대한 인간의 내밀한 욕망은 이제 대면과 비대면의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인류가 스스로 파헤친 환경은 생존의 절대가치로 작용하여 인간의 삶을 속박할 것이다. 우린 그 시린 경험을 혹독하게 치러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안겨준 뜻밖의 성찰은 우리가 코로나19처럼 미처 예기치 못한 변화에 끌려가기만 하는 나약한 인간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존엄성 있는 주체적 인간으로서 타인의 의미와 흔한 일상의 소중함을 똑똑히 목도한 것은 감염병이 안겨준 역설적 선물이기도 하다. 백신개발 뒤 멈춰 선 일상이 다시 일어서 향할 곳은 환경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안태환

▪ 강남프레쉬이비인후과의원 강남본원 대표원장

▪ 이비인후과 전문의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의학박사

▪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서울 삼성의료원 성균관대학교 외래교수

▪ 대한이비인후과 의사회 전 학술이사

▪ 대한이비인후과 학회 학술위원

▪ 대한미용외과 의학회 부회장

▪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부회장

▪ 2017년 ‘한국의 명의 100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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