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개인회사, 내부거래로 계열사 매출 6600억 올려
오너家 개인회사, 내부거래로 계열사 매출 6600억 올려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11.1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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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에 수십억 배당금, 지주사 주식보유...지배력 강화 문제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대기업 오너일가 지분율이 100%로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기업들이 지난해 계열사 일감으로 66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내부거래로 매출과 기업가치를 불린 일부 오너가(家) 회사는 거액을 배당하거나 그룹 지주사나 주력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2020년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별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수일가 지분율이 100%면서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한 회사 41곳은 지난해 내부거래로 65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들의 총매출액은 3조5042억여원으로 내부거래액은 전체 매출액의 18.7%를 차지했다.

현대가 3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현대머티리얼은 지난해 현대비앤지스틸 등과 거래해 98억8000만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내부거래액은 전체 매출액의 4.9%였다.

허용수 GS에너지 대표와 그의 아들들, 허 대표의 여동생이 소유한 승산은 매출액의 18.1%(51억7000만원)를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의 첫째 동생 허정수 회장이 지배하는 GS네오텍은 지난해 125억6000만원 규모로 내부거래를 했다.

이들 회사는 오너일가가 지분을 100% 가지고 있어 배당금도 모두 그들에게 갔다.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일감을 주면 그 일가의 자산을 불리는 결과를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승산은 2019년 7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 돈은 모두 허 대표와 성년이 된 그의 아들, 아직 미성년인 자녀, 허 대표의 여동생에게 갔다. GS네오텍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데 68억원을 지출했다.

매출액의 전부를 내부거래로 올리는 회사도 있다. 한진의 청원냉장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99.6%인 태일캐터링과 내부거래했는데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액 비중이 100%였다. SM의 삼라마이다스, 한국타이어의 신양관광개발, 중흥건설의 중흥종합건설, 애경의 비컨로지스틱스도 마찬가지였다. 한진의 태일통상(91.1%), 부영의 부강주택관리(96.7%), 효성의 공덕개발(93.7%), 애경의 우영운수(90.1%)도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다.

일부 기업들은 그룹 주력회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애경그룹 동일인 장영신 회장과 그의 남편, 아들·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케이아이에스는 매출액의 69.7%(508억여원)를 내부거래를 통해 벌어들이는 회사다. 이 회사는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지분 10.37%도 보유하고 있다.

OCI 고 이회림 명예회장의 아들 이화영 유니드 회장 등이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니드글로벌상사는 지난해 매출액의 4.6%가 내부거래였다. 유니드글로벌상사는 그룹 핵심계열사인 유니드 지분 25.1%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나 이들이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한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을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는 합리적인 내부거래일 수 있겠으나 결국 총수일가의 자산증식, 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계열사간 내부거래 자체가 문제는 아니나 일감을 몰아줘 해당기업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일가 지분율이 상장사 20%, 비상장사 30% 이상(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현황을 별도로 공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정 기업집단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당 내부거래 행위에 대한 감시와 시정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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