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대한항공 인력·노선 조정 최소화...양사 노조 반대
통합 대한항공 인력·노선 조정 최소화...양사 노조 반대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11.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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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로 운영뒤 통합 수순…"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강조
아시아나 부채상환 자금부담...동반위기 경계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들이 서있다.
16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들이 서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대한항공은 내년초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우선 자회사로 운영한 뒤 마스터 플랜에 따라 통합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무조건 흡수하는 것이 아닌 아시아나항공의 강점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 절차가 마무리되면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설립이후 32년여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번 대한항공의 인수는 미국 델타항공이 2008년 노스웨스트항공을 합병한 방식과 유사하다. 노스웨스트항공은 합병 이후 소멸했다.

◇90%이상 고용유지 조건...현장인력 더 필요

두 항공사가 통합되면 노선·인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은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며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각국 정부와 이해관계가 얽힌 노선을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없애기는 어렵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노선이 당장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도 기존 노선을 없애기보다 스케줄을 조정하는 식의 개편을 통해 과거보다 실제 항공편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주·유럽 노선을 중심으로 중복된 장거리 노선은 일부 통폐합될 가능성은 있다.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선과 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도 조정이 불가피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화물운임 결정은 글로벌 항공사와의 관계 속에서 결정된다"며 "양사가 통합하더라도 가격을 인상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오히려 통합 효율성을 통해 노선이 다양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지붕 두가족'이 아닌 완전 통합이 결정되면서 노선 뿐아니라 대규모 인력조정도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대한항공은 1만8000여명, 아시아나항공은 9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현재 두 항공사 모두 국내 직원의 70%가량이 휴직중인 점을 고려하면 인수이후 대규모 정리해고 등이 있을 수 있다.

대한항공은 통합으로 인한 중복인원이 간접부문(사무직 등) 인력 약 750명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년 등으로 인한 자연감소를 고려하면 통합후 1년 이내에 정리될 것으로 내다봤다. 항공 승무원 등 현장인력은 통합이후 신규노선 개발과 스케줄 다양화로 인한 사업확대로 오히려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한항공은 "통합직후 시너지 조기실현을 위한 통합작업과 신규노선 개발운영 전담인력이 필요하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필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조건에 따라 90% 이상의 고용유지도 필수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다른 기업에 인수됐다면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뒤따를 수 있었다"면서 "정부가 대한항공의 인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은 고용유지를 최우선에 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항공동맹체 문제도 정리해야 할 과제다. 대한항공은 에어프랑스·델타항공 등과 함께 스카이팀 소속이고, 아시아나항공은 루프트한자·유나이티드항공 등과 함께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다. 스타얼라이언스가 스카이팀보다 규모가 크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만큼 아시아나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도 인수이후 대한항공이 떠안아야 할 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올해 6월 기준 11조5400억원이며, 자본잠식률은 56%에 달한다. 대한항공은 2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고 하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자금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수 이후에는 아시아나항공 부채상환을 위한 자금도 확보해야 한다.

앞서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데 이어 연말에는 1조원 이상의 기간산업안정기금도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하며 자금을 확보중인데, 이를 모두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착실히 준비하던 대한항공이 동반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16일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관계자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 노조 "인수 반대"...노사정서 논의해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노동자 의견을 배제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산업은행까지 통합이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지만, 노조는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열린조종사노동조합,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등 5개 노조는 이날 서울 강서구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에서 긴급회동을 열고 이같이 뜻을 모았다. 5개 노조는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국민 혈세로 해결하려는 정경야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노사정 협의체를 통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해당사자인 양사 노조의 참여를 보장하고, 정부·회사간 합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노선 개척, 항공서비스 질적 제고에 여유인력을 투입한다는 목표는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종업계 인수는 중복인력 발생으로 인한 고용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항공산업 전반으로 확산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항공시장 재편에 따른 노동자 피해를 막기 위해 노사정협의체를 구성해 19일 오후 1시에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며 "정부, 산업은행은 양사 노조에 입장을 전달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객실승무원과 사무직 직원 등이 속한 대한항공노조는 이날 양사 노조 회동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항공노조는 다음날 사측 설명을 듣고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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