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1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해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그 숨겨진 본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KCGI는 그동안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연합과 함께 지분 47%의 3자 주주연합을 결성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대립해 왔다.
KCGI는 이날 ‘조원태 회장 외의 모두가 피해자 입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의 자금 선집행이라는 유례 없는 지원은 조원태 회장으로 하여금 한진칼의 경영권 방어는 물론, 돈 한푼 내지 않고 무자본으로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해 세계 7대 항공그룹의 회장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발표된 자금조달금액은 한진그룹이 보유한 빌딩 한 두 개만 매각하거나, 기존 주주의 증자로도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면서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산업은행의 무리한 3자배정증자와 교환사채(EB) 인수라는 왜곡된 구조를 동원하는 것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신고 등의 절차가 개시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이 먼저 자금을 투입하는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하고 “조원태 회장은 다른 주주들의 희생 하에 경영권을 공고히 지키게 되는 것이고, 산은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KCGI는 △후순위의 실효성 없는 단 6%의 주식 담보를 통한 조원태의 경영권의 보장 △부실 떠넘기기 식의 졸속 매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KCGI는 “조 회장의 주식 담보는 산은이 무리하게 자금 선집행을 합리화하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하며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면서 “항공산업의 통합은 합리적인 절차와 방식, 가치산정으로 이해관계자 및 국민의 공감을 거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