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덕신공항 지으려 김해신공항 백지화?
정부, 가덕신공항 지으려 김해신공항 백지화?
  • 한지훈 기자
  • 승인 2020.1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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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검증위, 안전성 문제와 절차적 흠결 지적
가덕도 신공항 추진...국책사업 뒤집어 여론비판 변수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김수삼 김해신공항 검증위원장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이코노미뉴스 한지훈 기자] 정부의 김해신공항안(기존 김해공항 확장안)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김해신공항 타당성 검증결과를 발표하면서 "김해신공항안은 상당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증위는 안전성 문제와 함께 '공항 시설확장을 위해선 부산시와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의 법제처 유권해석을 인정, 김해신공항안에 절차적 흠결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국토교통부가 활주로 신설을 위해 공항 인근의 산을 깎는 문제를 두고 부산시와 협의하지 않은 점을 절차상 흠결로 판단한 것이다.

김해국제공항

이번 결과 발표는 검증이 시작된지 11개월 만에 이뤄진 것으로, 안전문제에 대해 부산시와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했던 지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정부로서는 김해신공항안을 고수하기는 어렵게 됐다. 특히 부산시가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강력히 주장하는 만큼 사실상 김해신공항은 백지화 수순을 밟고, 가덕도 신공항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여당이 내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고려해 4년을 끌어온 국책사업을 번복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청신호...첩첩산중

가덕 신공항 건설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총리실 검증 결과는 김해신공항이 동남권 관문 공항으로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낸 것일 뿐 가덕 신공항 추진은 이번 발표와는 별개 문제다.

가덕 신공항 추진은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협력을 끌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공항 건설은 국토부나 국토부가 지정한 사업자가 추진할 수 있고, 국토부 협조없이는 관련 행정절차를 진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해신공항안을 두고 국토부와 날선 공방을 벌였던 부산시가 어떻게 국토부 협력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5년 단위로 다음달 수립되는 '제6차 공항개발계획'에 가덕 신공항 건설계획을 명시하는 것이다. 공항개발계획에 포함되지 못하면 가덕 신공항 건설계획은 수년간 표류할 수도 있다.

이후 사전 타당성 검토와 예비타당성 조사, 타당성 평가와 기본·실시계획과 실시설계 수립 절차 등을 밟아야 한다.

부산시는 가덕 신공항을 조기 건설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 예외·면제조항을 적용해 최대한 신속하게 관련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목표와 규모, 추진체계, 소요예산 등 사업계획은 기존 검토자료를 활용하거나 최근 국토교통위 예산심사를 통과한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용역(20억원)으로 대체하자는 것이다.

지역 균형발전과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대응 등을 위한 국가정책 추진사업임을 내세워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2030 부산 월드엑스포 이전에 가덕 신공항 건설을 마쳐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할 참이다. 공항 건설공사에 7년정도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2022년 착공해야 한다.

그러나 인근 광역지자체 여론이 가장 큰 변수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송철호 울산시장이 가덕 신공항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김해신공항안이 백지화될 경우 해당지역 여론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알 수 없다.

특히 경남은 지리산권과 남부해안권, 중부권과 동부권 등 지역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린다. 울산 여론도 가덕도보다는 지리적으로 밀양이나 김해를 선호하는 기류가 많다. 군위와 의성에 통합 신공항을 건설하는 대구·경북의 반대여론은 그동안의 강도에 비해 다소 누그러진 측면이 있지만 '김해신공항안 사실상 폐기'와 관련 과거 5개 시도간 합의의 틀이 깨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 조감도

대구·경북은 2018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김해신공항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5개 광역시·도가 합의하고 세계적 공항 전문기관 용역을 거친 정부 국책사업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반발했었다.

가덕 신공항 건설에 기존 김해공항 기능축소에 따른 활용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부산시는 현행처럼 군 공항 기능을 유지하면서 국내선 항공편 전용 공항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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