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보름 기자]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외화예금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900억달러를 넘어섰다.
환율이 떨어질 때 달러를 사두자는 심리가 작동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규모는 전월 대비 78억7000만달러 늘어난 933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기업예금은 747억3000만달러, 개인예금은 185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72억달러, 6억7000만달러가 각각 증가했다.
이 기간 달러 값은 꾸준히 떨어졌다. 9월에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평균 1175.65원이었으나, 10월에는 1141.93원으로 35.72원 급락했다.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간 것이다.
지난 3분기 중국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자. 원화 역시 동조 현상을 보이며 가치가 올라간 영향도 크다.
미국에서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 경기 부양 정책에 따라 달러가 더 풀릴 거라는 시장의 기대도 반영됐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자본거래 관련 일시 자금 예치, 수출입대금 예치, 증권사 자금 운용 등으로 외화예금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1103.8원에 마감…29개월래 최저치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8원 내린 달러당 1103.8원에 마감됐다. 2018년 6월 15일 1097.7원 이후 29개월래 최저치다.
당국이 최근의 환율 변동에 대해 대응하겠다고 구두개입했지만 원화 강세 기조는 쉽게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오전에는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위안화 강세와 연동돼 뚜렷한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