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피아’…은행聯 회장에 '금정라인'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결국 ‘모피아’…은행聯 회장에 '금정라인'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1.2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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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회장, 이헌재 부총리 시절 김석동 금융정책국장과 '성골 핵심' 형성,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구속
2013년 10월 대법원 무죄 확정으로 '억울한 옥살이' 동정론...현재는 옵티머스 사태 책임론이 '발목'
모피아 선임으로 김병호, 민병덕, 민병두, 신상훈, 이정환 등 다른 금융계-정관계 인사들 '들러리'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제14대 은행연합회장 최종 후보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추대됐다.

은행연합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3일 오후 열린 제3차 회의에서 40여분 논의한 결과 김광수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

은행연합회는 금융권 최대 유관 기관이다. 은행연합회장 역시 금융협회장 중 최고 수준인 7억의 연봉과 함께 맏형 대접을 받는다. 은행연합회장 중에는 관 출신 인사가 많았다. 역대 회장 12명 중 8명이 관료, 4명이 민간 출신이다.

강도 높은 규제를 받는 은행업의 특성상 정·관계 네트워크가 강한 관료 출신이 회장이 돼야 은행들의 이익을 잘 대변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김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직에 오르게 되면 2014년 임기를 마친 박병원 전 은행연합회장 이후 6년 만에 다시 모피아(옛 재무부 영문 약칭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 회장이 취임하는 것이다.

김광수 회장은 이헌재 경제부총리 시절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으로 김석동 당시 금융정책국장과 함께 이른바 '금정라인'을 형성,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주요 인물로 부상했다. 하지만 2011년 6월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돼 '뇌물수수 공무원'으로 전락했다. 당시 그는 부산저축은행그룹에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4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잡음...최종구,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의원 등 하마평 속 '관(官)피아', '정(政)피아' 논란

은행연합회

그해 열린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고 공직에서도 파면됐다.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2013년 1월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는 무죄 확정판결을 근거로 안전행정부로부터 복직 결정을 받고 금융위로 돌아가려고 했으나 끝내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를 증권선물위원으로 영입하려는 금융위의 행보에 청와대가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또 당시 조준희 기업은행장 후임으로 하마평에 올랐으나 '낙하산 논란' 끝에 기업은행장행(行)도 무산됐다. 결국 복직 6개월 만인 2014년 5월 사표를 내고 법무법인 율촌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광수 회장은 공직에 있을 때 업무능력이 뛰어나고 선후배 사이에 신망도 두터웠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검찰 수사 당시에도 그가 저축은행 비리에 관여할 만한 자리에 있지 않았다는 세간의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무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후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동정여론이 광범위하게 나오기도 했다.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5년에는 청와대 비서실에 파견돼 근무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 주요 금융기관장 후보군에 김 회장은 이름을 올리곤 했다.

김 회장이 단독 후보로 추천되기 까지, 차기 은행연합회장 자리를 두고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종구, 임종룡 2명의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면서 '관(官)피아', '정(政)피아' 논란이 일었고, 최 전 위원장은 스스로 "은행연합회 자리에 뜻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고사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앞서 롱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7명 중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이 지난 19일 사퇴했다. 나머지 6명의 자질·능력·경력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결과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회추위 설명이다.

김광수 회장, 차기 은행연합회장 오르려면 현 농협금융 회장 자리서 중도 사퇴해야...사모펀드 사태 돌파 여부가 첫 과제

김광수(왼쪽) 농협금융회장이 지난 달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사태 등을 놓고 여아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후보군은 김광수 회장을 비롯해 김병호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민병덕 전 KB국민은행장, 민병두 전 국회 정무위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등이다.

회추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는 오랜 경륜과 은행산업에 대한 탁월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직면한 은행 산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오르려면 현재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서 중도 사퇴해야 한다. 김 회장의 공식 임기는 내년 4월까지이다.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 지분을 농협중앙회가 가지고 있다. 농협중앙회만 그의 중도 퇴임에 동의해주면 중도 퇴임도 문제가 없다. 외국인을 비롯해 여러 주주들이 얽혀 있는 금융지주보다는 퇴임 등에 있어 부담이 덜하다.

NH농협금융지주 측은 "내부 절차에 따라 김 회장이 사임할 경우, 지체없이 후임자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서 선임하도록 돼있다"며 "직무대행은 금융지주 부사장인 김인태 경영기획부문장(부사장급)이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회장 본인도 안고 가야 할 숙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옵티머스 사태가 아직 ‘진행중’이라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이 주된 판매사이지만, 농협금융지주 소속이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사모펀드 사태는 본인의 문제이자 은행권 전체의 최대 현안이다. 김 회장이 사모펀드 사태 등을 어떻게 돌파해 나가느냐가 첫번째 놓인 과제다.

은행연은 오는 27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사원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 김태영 회장 임기는 오는 30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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