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을 초대 재무부 장관에 공식 지명했다.
재닛 옐런은 여성 최초로 연준 의장을 맡은 데 이어 232년 미 재무부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라는 타이틀도 갖게 된다.
3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인수위는 성명을 통해 "바이든 당선인이 옐런 전 의장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뉴욕시 브루클린 출신인 옐런 지명자는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대 조교수, 연준 이사회 이코노미스트, 런던정경대 강사,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지내며 학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노동 경제학자로 명성을 떨친 그는 1994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지명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1997부터 1999년까지는 클린턴 대통령의 최고 경제 고문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으로 활동했고, 2004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로 통화·금융 정책에 직접 관여했다.
금융위기의 후폭풍 속에서 2010년 연준 부의장으로 발탁된 그는 2013년 10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여성 최초로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연준 의장에 지명됐다.
위기가 어느 정도 수습돼 정책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에 통화 정책을 담당하게 된 옐런 지명자는 2015년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꼽히는 그는 이후 5번의 금리 인상에서 시장과의 소통으로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금리를 더 올리라는 보수주의자들의 압박에도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실업률을 낮출 수 있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관철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옐런 재임 기간 미 실업률은 6.7%에서 4.1%로 2.6%p 하락했다. 2차 세계대전 후 모든 연준 의장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재가를 받지 못해 40여 년 만에 처음 단임에 그친 연준 의장이라는 아쉬움도 남겼다.
이런 옐런 지명자는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에서도 지지를 받아 안전하게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옐런 지명자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미 역사상 처음으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연준 의장, 재무장관을 역임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게 된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 중간에서 미국 경제를 이끌어야 하는 만큼,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그가 재무장관으로서 해결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2000만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대량 실업 위기를 해소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잡음 없이 의회와 추가 경기부양 패키지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