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법무차관 내정, 이해충돌도 안 따졌다
이용구 법무차관 내정, 이해충돌도 안 따졌다
  • 오풍연
  • 승인 2020.12.03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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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고기영 전 법무차관이 사표를 낸지 하루만에 후임 차관을 내정했다. 박상기 조국 추미애 등 문재인 정부 법무장관 아래서 법무실장을 했던 사람이다. 여기까지는 그렇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월성 원전 1호기 사건으로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변호인으로 밝혀져 논란을 빚고 있다.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차관은 장관과 함께 검사 징계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다. 4일 열리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원회에도 참석이 예정돼 있다. 징계청구권자여서 참석하지 않는 추미애 장관 대신 위원장을 맡지 않을까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위원장은 맡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도 윤 총장과 이해관계가 있어 차관 임명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 전 장관은 누구인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를 2년 반 더 가동하겠다고 보고한 원전 과장에게 “너 죽을래?”라고 말하며 ‘가동 중단’으로 보고서를 다시 쓰게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다. 그런 사람의 변호를 맡은 인물을 차관에 발탁한 셈이다. 당연히 의심을 살 만하다. 문재인 정권이 윤석열을 이처럼 견제하는 것도 원전 및 울산시장 사건 수사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가 많다. 수사의 칼끝이 청와대를 향하니까 이를 막기 위한 의도란다.

지난 10월 감사원은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인 경제성에 대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내정자는 감사원 감사 단계부터 백 전 장관의 변호를 맡았다. 아직까지 사임계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지검은 2일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윤석열 총장이 업무 개시 후 영장청구를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백 전 장관을 비롯해 월성 원전 조기 폐쇄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으로 일했던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  등 12명을 직권 남용·업무 방해 등 혐의로 대전지검에 고발했다. 대전지검은 백 전 장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하며 수사 속도를 높여왔다. 이 내정자는 이 과정에도 참관했다고 한다.

“얼마나 급했으면 이해 충돌 문제도 확인되지 않은 인물을 차관으로 선임하는 것이냐” 이 내정자를 두고 검찰 주변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이 내정자가 징계위에 참석할 경우 윤석열 해임 등 중징계에 찬성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서 이해충돌이 빚어진다. 윤 총장 직무배제의 배경으로까지 거론되는 원전 수사 핵심 피의자의 변호인을 다시 총장을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의 차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상식 선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내 사람을 차관에 앉히려다 보니 이 같은 무리수를 둔 것 같다. 당장 윤 총장 측이 이 내정자에 대해 징계위원 기피신청을 할 지도 모르겠다. 제척사유가 있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은 공정을 부르짖고 있다. 이 차관 내정이 과연 공정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수긍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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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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