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오랜 계획 끝에 내 집을 마련한 가구는 집을 사기 전보다 소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택과 직접 연관된 가구나 인테리어 소비뿐만 아니라 의류, 식료품 등 소비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정동재 부연구위원이 8일 발표한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 구매 이후 비내구재 소비는 이전보다 5.2%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내구재는 가구 같은 내구재와 달리 사용 기간이 비교적 짧은 상품으로, 식료품이나 의류, 의약품 등을 포함한다.
주택 구매가 인테리어나 가구 등 내구재 지출뿐 아니라 집을 사려고 자제했던 비내구재 소비까지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집을 살 계획이 있으면 저축 성향이 높아지고 그만큼 소비는 억압되는데, 집 구매가 비내구재에 대한 억압된 소비를 해소하는 것"이라며 "주택을 구매하면 위축 요인이 없어져 소비 성향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의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기초로 하고, 주택구매 후 대출상환액이 소비에 미치는 요인은 연구에서 제외했다. 따라서 요금 문제가 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나 ‘빚투’(빚내서 투자)의 영향은 반영하지 못했다.
최근 집값 급등이 전반적인 소비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주택가격이 올라 주택 구매 예정 시기가 늦춰지면 소비를 줄이고 저축하는 기간도 더 길어져서다.
정 연구위원은 "주택시장 가격 상승과 거래량 등이 소비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바로 결과에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소비가 영향받았다고 생각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