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안 된다" 질책에 은행, 연말 가계대출 더 조여
"관리 안 된다" 질책에 은행, 연말 가계대출 더 조여
  • 김가영 기자
  • 승인 2020.12.09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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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모집인 통한 대출 막아…우리,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상품 중단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 다시 강하게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주문하자 은행들이 가계대출 문턱을 더욱 높이거나 아예 문을 닫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금융감독원은 부원장보 주재로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임원(부행장급)을 모아 `가계 대출 관리 동향 및 점검`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 측은 지난달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한 사실을 지적하며 "10월과 달리 11월 가계대출 관리가 잘되지 않은 것 같다. 애초(9월) 제출한 연내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표를 반드시 지켜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1월 한 달에만 9조4195억원 급증했다. 이는 10월 증가액보다 약 2조원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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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금융당국이 지난달 13일 연봉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 등에 대한 규제를 예고한 뒤 신청이 몰리며 11월 기준으로 4조8495억원이 늘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도 4조1354억원 증가했다.

시중 은행은 이미 지난 10월 이후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계대출을 조여왔지만, 넘치는 대출 수요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자 남은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하는 듯한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연말까지 은행 외부에서 은행과 차주를 연결해주는 대출상담사를 통한 주택담보·전세대출 모집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대출상담사 대출을 막은 사례는 없었다. 이례적인 일로, 올해 코로나와 저금리 등으로 대출이 는 만큼 연말에 강하게 대출 총량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11일부터 비대면 신용대출 주력 상품인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상품에 설정해둔 올해 대출 한도 3조3000억원이 연말을 한 달 앞두고 소진돼 판매를 조기 종료한 것이다.

하지만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부적으로 상품의 연간 한도를 설정해두기는 하지만, 한도를 넘었다고 반드시 상품 판매를 멈춰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을 막는 것은 그만큼 현재 대출 총량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대출한도를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권에서는 당국의 대출 규제 압박에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대출 수요 급증은 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예고해 자초한 것"이라면서 "은행의 총량 관리 부실을 질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신용대출은 지난달 5대 은행에서 4조8495억원이나 급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눈에 띄게 증가 속도가 줄어 7일까지 증가액이 1112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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