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 독립운동가의 최고 수기로 손꼽히는 이은숙의 『서간도시종기』와 정정화의 『장강일기』 등 눈시울 붉히게 해
[서울이코노미뉴스 박미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구 전체가 휘청거리고 있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한다. 2019년이 3·1운동 100주년 되는 해였다면 2020년은 독립 전쟁 100주년,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3‧1운동 직후 중국 상하이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20년을 ‘독립전쟁의 해’로 선포했고 독립 투사들은 만주와 연해주 등지에서 앞다투어 항일 무장 투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혁혁한 승전도 거두었으나 대부분의 전장에서 수많은 전사들이 안타깝게 생을 다했다. 그 후 한 세기가 흐른 지금 그 거룩한 희생으로 조국의 독립을 이루었지만, 안타깝게도 국토는 분단되고 국민은 분열하고 있다.
독립정신의 고양을 통해 조국통일과 국민통합을 실현하자는 간절한 염원으로 지난해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를 펴냈던 저자 김용균 변호사가 그 후편으로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 2”를 출간했다.
전편이 독립운동 사적지를 찾아가 독립운동가들의 자취를 더듬어본 글이라면, 후편은 독립운동가들과 관련된 당대의 기록물을 읽으며 그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글이다. 새로 나온 위 책에는 독립운동가 본인이 직접 쓴 수기‧회고록, 그의 아내나 자녀들, 제자나 동지들이 쓴 실기‧전기 등 모두 33점의 기록물에 대한 독후기(讀後記)가 실려있다. 독립운동가들이 진중에서, 옥중에서, 망명지에서 풀어놓은 독립투쟁에 관한 이야기들의 배경과 주요 내용들이 간략히 소개되고 있다.
독립운동 기록물은 하나같이 ‘피로 쓴’ 글들이다. 특히 독립군의 원류를 일으킨 홍범도의 일지를 비롯해 김경천, 지청천, 양세봉, 정이형, 이규채 등 독립군들의 수기와 회고록, 그리고 우리나라 여성 독립운동가의 최고 수기로 손꼽히는 이은숙의 『서간도시종기』와 정정화의 『장강일기』 등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뜨겁게 하고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 2』는 그러한 감동을 고스란히 한데 모아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기록물과 함께 관련 독립운동을 설명하여 독자가 자연스럽게 독립운동사를 이해하도록 하였으니, 독후기를 넘어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풀어쓴 독립운동 해설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자는 오랜 판사 생활 뒤에 현재는 법무법인 바른에서 대표변호사직을 수행하는 법조인이다. 독립운동가에 대한 탐구와 집필은, 목숨 걸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싸운 그분들의 얼과 혼을 일깨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것이라는 겸손한 인사는 다만 인사일 뿐인 듯하다. 역사학자 아닌 사람이 그저 개인적인 관심과 취미로 시작한 글쓰기라고 하기에는 독립운동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와 저술의 양과 깊이가 그야말로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간한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 2-피로 쓴 독립운동 기록물을 읽고』는 다양한 목소리로 담아낸 기록문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생애와 사상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더할 수 없이 귀중하고 드문 기회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