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법조기자단 분명 문제 있다
'그들만의 리그'...법조기자단 분명 문제 있다
  • 오풍연
  • 승인 2020.12.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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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법조기자단은 문제가 있는 걸까. 그 답은 “있다”이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법조기자단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월권을 한 것은 유감이다. 누구든지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 된다. 그럼에도 홍 의원은 몇몇 언론사를 콕 집어 법조기자단에서 나올 것을 요구했다. 한겨레 경향 KBS MBC가 그들이다. 사실 이것부터 잘못 됐다. 언론사를 편가름했기 때문이다.

법조기자단의 문제점은 분명 있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고쳐지지 않는 것은 이른바 기득권의 연장선으로 본다. 법조기자단이 욕을 먹는 이유다. 무엇보다 법조기자단은 배타적이다. 가입 벽이 너무 높다. 기자들 스스로 그렇게 망을 쳐 놓았다. 웬만해선 가입하기 어렵다. 그런 것을 깰 필요는 있다. 여기서도 문제는 있다. 앞장 서는 사람이 없다.

나는 1987년 가을부터 법조를 출입했다. 당시 몇몇 일화를 소개한다. 기자단이 얼마나 배타적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내가 처음 법원(당시 서소문 법원에 기자실이 있었음) 기자실에 갔더니 출입기자가 전체 합쳐 25~27명이었다. 석간신문 3개(동아 중앙 경향), 조간신문 3개(서울 조선 한국), 방송 2개(KBS MBC), 통신 1개(연합뉴스) 뿐이었다. 각사 3명씩 나왔다. 더러 2명이 나오기도했다.

CBS가 뉴스를 다시 시작하면서 기자실 출입을 요청했다. 그러나 기자단에서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출입을 요청했던 기자는 기자실에 들어올 수 없었다. 그래서 기자실에는 들어오지도 못하고 여직원만 만나고 돌아가곤 했다. 나는 그 기자와 많은 얘기를 나누고 같이 점심을 먹기도 했다. 내가 그의 출입을 도와주려고 해도 당시는 말진(3진)이라 그럴 힘이 없었다. CBS는 한참 뒤 기자실에 들어왔다.

이런 일도 있었다. 기자실은 1진과 2~3진 방이 따로 있었다. 당시 김기춘 법무연수원장이 기자실에 인사차 들렀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맞아주지 않았다. 법무연수원장은 총장이나 장관으로 승진하지 못하고 그 자리서 옷 벗는 경우가 많은 것과 무관치 않았다. 때문인지 그를 아는 체 하는 기자가 없었다. 그래서 내가 안내했던 기억이 난다. 얼마 후 김기춘씨가 검찰총장으로 왔다. 우스개 소리로 그 일이 있을 뒤 나는 검찰총장과 1대1로 자주 통화하는 사이가 됐다. 김 전 총장이 고마워했던 까닭이다.

법조기자실은 나중에 서초동으로 옮겼다. 거기서도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한솥밥을 먹는 중앙일보와 중앙경제신문(지금은 없어짐) 기자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다. 기자실 출입을 두고 갈등이 폭발했던 것. 타사 기자들이 그 싸움을 말렸다. 이는 법조기단의 배타성을 단적으로 말해준다고 하겠다. 나는 9년 가량 법조를 출입하다가 정치부로 옮겼다. 특히 검사와 가까운 것도 맞다.

법조기자단도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 옳다. 그들만의 리그를 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손가락질을 할 때는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차제에 깊은 반성을 하기 바란다. 개혁은 내 손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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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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