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무상...세상에 영원한 2인자는 없다
인생무상...세상에 영원한 2인자는 없다
  • 오풍연
  • 승인 2020.12.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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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수, 최지성 70세 전에 삼성 떠나...현대차 김용환, 정진행도 물러나

[오풍연 칼럼]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말을 한다. 가급적 내 사업을 해보라고. 무엇보다 내 사업을 하면 죽을 때까지 일을 할 수 있다. 정년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오너가 되어보라는 뜻이기도 하다. 연봉 수십~수백억원을 받아도 2인자는 2인자다. 또 언젠가는 떠나야 한다. 내 발로 걸어나오지 않고 타의에 의해 떠나면 그 조직에 서운함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삼성그룹의 2인자는 월급쟁이에게 최고의 자리다. 연봉도 톱이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하다. 그러나 그 2인자도 떠날 때는 서운해 할 게다. 가령 더 할 수도 있는데 나가라고 해서다. 이학수 전 부회장에게서 직접 들은 적이 있다. “어떻게 2인자 자리에 올라올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물론 겸손해서 그렇게 얘기했을 것으로 본다. 삼성의 2인자가 비단 운이 좋아 그 자리에 올라갔겠는가.

삼성의 2인자. 얼마나 대단한 자리인지 알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스케줄이 장관보다 훨씬 더 타이트했다. 서울신문에 있을 때다. 법무부와 함께 하는 사업에 삼성이 도와준 적이 있다. 당시 이귀남 법무장관이 최지성 부회장에게 감사패를 주려고 했는데 최 부회장이 도저히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해 내가 대신 전달해준 기억이 난다.

그런 이학수도, 최지성도 70세 전에 삼성을 떠났다. 2인자에게 70은 불가능한 고지라고 할까. 삼성 말고 다른 대기업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70은 한창이라고 할 수 있는 데도 말이다. CEO의 정년이 따로 없지만, 70을 넘겨 부회장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못 보았다. 우선 나이로 자르다보니 누구도 그 벽은 넘지 못 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15일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란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부회장들도 물러나는 모양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의 최측근이던 김용환(64) 현대제철 부회장과 정진행(65) 현대건설 부회장이 물러난다. 윤여철(68) 현대차 노무총괄 부회장과 정 회장의 ‘매형’인 정태영(60)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오너라고 할 수 있는 정 부회장을 제외한 부회장 3명 중 2명이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정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의 매형이다. 현대카드는 사위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할까. 그룹 부회장단이 정 명예회장의 ‘가신단’으로 여겨지는만큼 정의선 회장 취임에 따른 세대교체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의선 호(號)가 본격 출항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이번에 물러나는 김 부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의 최측근으로 ‘MK의 남자’로 불리던 인물이다. 과거 기획조정실과 비서실 담당 부회장으로 정 명예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오면서 ‘오너의 속뜻을 가장 정확히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몽구 시대의 2인자도 이처럼 떠난다. 영원한 2인자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는 느낌이다. 화려한 2인자도 물러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그게 월급쟁이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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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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