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SK '유동성 경고등'(下)...이혼소송, 자녀상속 앞둔 최태원 회장의 고민들
[초점] SK '유동성 경고등'(下)...이혼소송, 자녀상속 앞둔 최태원 회장의 고민들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2.1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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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 회장, 지주사 SK(주)의 지분 18.44%와 SK텔레콤 주식 100주 외에 주요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지주사 지분 외에 가족들에 나눠줄 재산 마뜩잖아...유난히 활발한 SK의 신규투자 M&A가 '문제 해결' 방법의 하나

올들어 4개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나 등급전망이 잇따라 강등되고 있다. 대표적 주력계열사인 텔레콤, 하이닉스,이노베이션 3사 중 하이닉스, 이노베이션 2개사의 신용평가등급 전망이 올 들어 잇따라 강등된데 이어 그룹지주사의 든든한 자금줄 노릇을 해오던 SK E&S와 SK종합화학의 장기신용등급 전망까지 최근 하향 조정됐다. 서울이코노미뉴스는 국내 대표적인 대기업인 SK의 유동성 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는 특집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최태원 SK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최영준 기자] 보통 재벌회장들은 계열사를 장악할 지주회사 지분 말고도 여러 계열사의 주식지분도 골고루 갖고 있다. 그러나 최태원 SK회장은 의외로 단촐하다.

금감원 공시자료 등으로 SK의 주요 계열사들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최회장은 지주사인 SK()의 지분 18.44%SK텔레콤 주식 100주 외에 주요 계열사 지분들을 전혀 갖고 있지않다. 물론 조그만 비상장 계열사나 수없이 널려있는 해외현지법인 등에 지분을 숨겨 놓았을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적어도 주요 계열사에만은 없다.

지주사 지분 18.44%16일 종가기준으로 31270억원 정도다. 최회장의 지주사 지분은 2009년에만 해도 44.5%에 달했으나 그동안 틈틈이 장외거래로 팔아치우거나 합병 등으로 이렇게 지분이 많이 줄었다. 그룹지배권과 관련된 지주사 지분을 팔았다는 것은 그만큼 다급하게 돈 쓸일들이 많았다는 얘기일 것이다.

최 회장 지분과 주로 친인척들인 특수관계인 지분을 다 합쳐도 29.55%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지분율도 2009년엔 64%에 달했으나 많이 줄었다. 대한항공처럼 외부세력들이 경영권을 노려볼 만한 지분율이지만 다행히 25.7%에 이르는 자사주가 있다. 부인 노소영여사와 이혼소송을 벌이면서 부랴부랴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백기사들에게 팔면 우호지분이 될 수 있다. 주요 그룹지주사들중 SK의 자사주는 롯데지주(32.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롯데와 SK가 그만큼 경영권분쟁에 혼났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혼소송에서 노소영측은 이 얼마되지 않는 최회장 지분의 42.29%를 이혼대가로 달라고 하고 있다. 현시가로 치면 13천억원 안팎. 지분율로는 7.8%에 이른다. 국민연금에 이어 단번에 3대주주가 된다. 대신 최회장 지분율은 10.64%로 더 낮아진다. 자사주가 많아 당장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까지는 되지 않겠지만 노소영측이 다른 사모펀드 등과 연합하면 얼마든지 최 회장을 괴롭힐 수는 있다. 본인지분 만으로도 주주제안 등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물론 이혼전문 변호사들은 노소영측이 요구만큼 받기는 어렵다고 보고는 있으나 최회장 측으로서는 최악의 경우를 미리 대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최태원 회장, 201512월말 한 여성과 사이서 낳은 자녀 존재 공개...본처 슬하의 2녀1남 외 혼외 딸(10) 상속문제도 관심사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

올해 만 60세인 최회장은 상속이나 후계구도도 준비하지 않을수 없다. 최태원 회장이 동거녀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이에서 난 혼외자녀도 상속문제에서 관심사로 꼽힌다. 본처와의 사이에 12, 현재 동거녀인 김희영씨와의 사이에 10살 난 딸이 각각 있다. 이들은 단 한주도 주식을 갖고 있지 않다. 설령 상속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이들이 먹고살 먹거리들은 마련해줘야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노소영에게 지주사 지분 대신 다른 계열사를 주면 되지않느냐고 한다. 하지만 최 회장의 계열사 지분이 없어 이도 여의치 않다. 이혼할 본처나 동거녀나 자식들에게 주식이든 재산이든 나눠주려면 현재의 3조 주식만으로는 감당이 어렵다. 경영권 우려로 이 주식들은 더 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혼소송이 시작될 때부터 최회장이 가장 현금창출력이 좋은 하이닉스를 자회사화 하고, 이를위해 하이닉스의 대주주(20%)인 텔레콤을 분할하고 합병할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 하이닉스는 현재 지주사의 손자회사다. 현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신규출자하려면 무조건 지분의 100%까지 출자해야 한다. 이 점이 손자회사의 신규출자를 어렵게 한다고 한다. 최근 그룹인사에서 박정호 텔레콤사장을 하이닉스 부회장까지 겸임시킨 것은 이 임무와 관련있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보고 있다.

하이닉스의 예처럼 활발한 신규투자나 새 사업진출은 최회장의 주식이나 재산을 많이 불릴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유망분야에 투자하며 새 회사를 자꾸 만들거나, 인수합병하면서 개인대주주가 끼여들 방법이 얼마든지 많다. 상당수 재벌 2~3세들은 이 방법들을 자주 애용한다. 최근 현대차가 미국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정의선 현대차회장 개인이 20% 지분출자한다고 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최근 이의를 제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인지는 몰라도 SK는 공교롭게도 최근 2~3년간 어느 그룹보다도 공격적인 신규투자와 인수합병을 벌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자료들을 보면 지주사인 SK()가 올1~9월 각 종속기업들로부터 거두어 들인 배당수입은 무려 14,306억원 주요 그룹들중 단연 압도적 배당이다. 덕분에 지주사의 지난 9월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18,761억원으로, 작년말의 79,810억원보다 38,951억원(48.8%)이나 늘어났다.

이렇게 생긴 돈들을 거의 모조리 공격적 투자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만도 미국 질병단백질 분해기술업체 로이반트에 2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향후 3년간 2조원의 투자를 통해 바이오산업가치를 2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최태원의 공격 투자, 잘 하면 제4,5의 '대박'...투자열풍의 결실 나온다면 천만다행이지만 아니면 그룹 전체 자금난 심해질 수도

주요 계열사들에게도 다양한 M&A와 신사업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 저유가로 인한 영업부진으로 1조원이상의 손실을 입고있는 이노베이션까지 대규모 투자 열풍에 가담토록 하고 있다. 재작년부터 올해초까지는 지주회사와 주력 4개사들에게 3차례에 걸쳐 각각 3억달러씩 내놓도록 해 모두 15억달러(16500억원 상당)의 동남아투자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 돈으로 베트남 재벌 1,2위 기업에 거액의 지분투자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 매체는 설문조사 결과 최태원 SK회장이 내년 M&A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낼 재계 리더로 선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수년간 대형 딜을 주도하며 승부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는 것이다. 응답자들의 76.7%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올해 최고의 M&A 거래로, 하이닉스의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부 인수를 2(20.9%)로 각각 선정했다고 한다. 이 두 딜외에도 SK건설은 EMC홀딩스(1500억원), SK실트론은 듀폰 SiC웨이퍼 사업부(5400억원)를 각각 인수해 신사업 진출을 모색했다.

SK의 자금력이 풍부하다면 이런 공격적 투자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올해 그룹의 영업성적표를 보면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수 없다. 그룹지주사인 SK()의 올1~9월 연결실적을 보면 매출은 62조원으로, 거의 제자리인 반면 영업이익은 2,693억 적자였다. 당기순이익도 겨우 2,119억 흑자.

물론 관계사인 하이닉스의 실적이 여기에 빠졌기는 하지만 연결 영업이익이 재작년 46천억원, 작년 39천억원 흑자였던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영업실적이 나빠진 것이다. 이노베이션의 거액 적자 영향이 가장 컸고, 다른 회사들도 텔레콤과 하이닉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들어 SK 주력계열사 4개가 연이어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강등조치를 당한 것도 크게 보아 코로나 등으로 인한 업황부진과 이런 고액배당 및 거액투자 부담 때문이었다. SK이노베이션과 종합화학은 영업부진과 무리한 투자부담이 겹쳤고, 하이닉스는 10조원에 달하는 사상최대 해외 인수 및 합병(M&A) 부담 탓이다. SK E&S는 잇따른 투자부담에다 그룹지주회사에 최근 몇 년간 지급한 배당금이 너무 컸다.

SK는 최 회장의 아버지 고 최종현 회장 때부터 M&A로 유명했다. 정유와 텔레콤이 아버지 작품이라면 하이닉스 인수는 M&A의 귀재(鬼才)'로 불리는 최 회장 작품이다. 공격적 투자는 잘만 하면 제4,5의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투자열풍의 결실이 몇 년 안에 나온다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그룹 전체의 자금난은 더 심해질수 있다. 최 회장의 고민이 클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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