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윤석열 싸움 그리고 '상처 뿐인 영광'
추미애-윤석열 싸움 그리고 '상처 뿐인 영광'
  • 오풍연
  • 승인 2020.12.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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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게 인간이라지만, 모두가 똑 같아...언론도 반성하자. 싸움을 구경만 하지 말고, 국익을 위한 방법도 제시하자

[오풍연 칼럼] 가장 재미 있는 구경거리가 사람 싸움이라고 한다. 인간의 본성이 잔인해서 그럴 게다. 내가 성악설을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착한 사람만 있다면 전쟁이 일어날 리도 없다. 아마 전쟁이라는 단어도 생기지 않았을 것 같다. 인간은 또 정복욕이 강하다. 상대방을 쓰러뜨리려는 심보다. 정치의 세계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지금 추미애-윤석열 싸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끼는 바다.

나부터 반성한다. 추미애를 정말 미워했다. 이쁜 구석이 하나도 없었다. 말 하나, 행동 하나 그의 모든 게 싫었다. 그러다보니 그에게 격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내 솔직한 감정이기도 했다. 그것을 굳이 숨기지는 않았다. “그래도(다소 거친 표현) 됩니까”라는 전화도 여러 차례 받은 기억이 난다. 추미애는 어제 날짜로 사실상 끝났다.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원래 싸움은 그렇다. 뜯어 말리는 사람보다 부채질 하는 사람이 더 많은 법. 말리는 척 하면서 부추긴다고 할까. 거기서도 인간의 심성이 드러난다. 추미애-윤석열 싸움도 그랬다. 말리는 사람이나 언론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쪽을 때리면 그것 역시 싸움을 부추기는 꼴이다. 특히 보수 언론은 반성해야 한다. 기사 같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조선 중앙 동아 등 이른바 메이저 언론의 추미애 때리기가 심했다. 꼬투리를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본류에서 벗어났다고 할까. 언론의 정도도 아니다. 바른 언론이라면 팩트에 입각해 비평을 하더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면이 분명 있었다. 공인이 비판의 대상이 됨은 물론이다. 추미애의 경우 비판을 벗어나 조롱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반대로 진보 언론은 윤석열을 때렸다. 대리전 인상도 풍겼다. 나랑 함께 법조를 출입했던 기자가 쓴 글도 보았다. 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황당한 논리를 폈다. 비판이 자유이기는 하다. 하지만 상식을 벗어나면 그것 또한 동의를 얻기 어렵고, 오만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를 포함, 모든 언론인이 되돌아볼 일이다. 그래야 기레기(기자+쓰레기)라는 얘기를 듣지 않는다.

나는 3~4개월 전부터 둘의 동시퇴진을 촉구해온 적이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한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있다. 인사권자로서 직무를 유기했다고 할 수 있다. 둘이 함께 물러나야 끝나는 싸움인 까닭이다. 결국 문 대통령도 둘의 싸움을 즐겼다고 할 수 있다. 추미애가 그나마 스스로 물러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싸움을 끝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서다.

무엇이 정의인가. 옳지 않음에 맞서는 것은 맞다. 윤석열은 충분히 그 역할을 해왔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 및 독립을 위해 온갖 수모를 무릅썼다. 검찰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을 한 셈이다. 이제 윤석열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석열다운 선택을 하기 바란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당당했으면 한다.

정말로 언론도 반성하자. 싸움을 구경만 하지 말고, 국익을 위한 방법도 제시하자.(안 그런 척)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하지 않던가.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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