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내년 2~3월에나 반입...접종 영국보다 114일 늦는다 
백신 내년 2~3월에나 반입...접종 영국보다 114일 늦는다 
  • 윤석현 기자
  • 승인 2020.12.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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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확보,코로나 상황 오판으로 실기...아스트라제네카 1천만명분만 확보
백신 4400만명 물량중 45%만 공급...인구대비 물량은 캐나다 1/5 수준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에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의 유통시설에서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박스에 포장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두번째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이날 미 전역으로 배송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올리브 브랜치에 있는 의약품 유통업체 매케슨의 유통시설에서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박스에 포장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두번째로 긴급사용을 승인한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이날 미 전역으로 배송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윤석현 기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잘해야 할텐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백신 물량이 내년 2~3월에나 국내에 반입돼 접종은 선진국보다 최소 2달가량 늦을 전망이다. 인구대비 물량확보 비율도 최대 5배수 가량 적은 수준이다.

정부의 코로나 상황판단과 백신구입 시기 오판에 따른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있는 것이다.

정부는 21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예방 백신이 내년 2∼3월에는 반드시 국내에 들어온다고 밝혔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백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내년 2∼3월에 국내에 들어오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손영래 반장

아스트라제네카는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1000만명분 백신 구매 계약을 공식 체결한 유일한 제약사다. 그는 "이는 아스트라제네카와 여러 절차와 경로를 통해 보장받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에서 각각 1000만병분, 존슨앤드존슨-얀센에서 400만명분 등 모두 3400만명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중 선구매 계약이 체결된 곳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고,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얀센과는 연내, 모더나와는 내년 1월에 계약을 완료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들 해외 제약사와 별개로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1000만명분을 구매하기로 했다. 총 4400만명분이다.

이에 따라 접종은 가장 이른 예상시점인 내년 2월1일 시작된다고 가정하면, 지난 8일 서방국가 중 최초로 접종을 시작한 영국에 비교해 56일이 늦게 된다. 

접종 예상시기인 내년 1분기의 마지막 날인 3월31일 접종이 시작된다고 하면 무려 114일이나 뒤처지는 셈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공급을 시작했다. 영국을 시작으로 미국은 지난 14일부터 접종을 실시했고, 유럽연합(EU)도 오는 27일엔 본격적인 공급에 들어간다. 

특히 미국은 화이자 백신에 이어 미 제약사 모더나 백신의 긴급사용을 추가 승인하고 접종을 시작한다.  한국이 내년 2분기나 돼야 도입이 가능할 전망인 두 백신을 세계 최초로 공급했다.

국내 백신 확보예상분은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인구 5178만여명의 85% 수준이다. 인구대비 물량규모로는 캐나다의 1/5이 채 안된다. 

1분기내 공급되는 2000만명분을 기준으로 하면 인구대비 39% 수준으로, 캐나다의 1/10도 되지 않는다.

미국 듀크대 글로벌보건혁신센터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선구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캐나다는 인구의 527%에 달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영국은 290%, 호주는 226% 수준이고 일본도 115%를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백신접종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방역차원은 물론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경기 진작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백신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고 이외에는 사실상 큰 영향이 없다”며 “백신도입이 되면 보복소비라는 측면에서 소비가 살아나고 내수경기가 살아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20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지난 7월 백신 태스크포스(TF)팀이 가동될 때는 국내 확진자가 100명 정도라 백신 의존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환자가 많은 나라는 다국적 제약사의 백신 개발비를 미리 댔다”며 “개발비를 댄 나라와 그냥 구매하는 나라는 차등을 둘 것이기 때문에 국내는 (백신 도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그동안 6월말 백신TF를 가동하고 백신확보를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해 왔다. 다른 나라보다 국내 백신 접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선 “다른 나라의 부작용 사례를 확인한 뒤 접종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 총리의 설명대로라면 TF 가동초기에 개발비 지원 등의 형태로 백신 물량확보 계획을 세울 수 있었지만, 국내 방역상황만 믿고 이를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백신 확보전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확진자가 많은 미국 유럽 등과 달리 한국은 감염후 생기는 자연면역을 지닌 사람이 극소수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정부가 면역을 얻는 방법이 백신밖에 없다는 의료계의 지적을 소홀히 한 대가를 국민이 톡톡히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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