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주식담보대출 용처 '미스테리(?)'...재계서 조현준 회장 비중 가장 높아
효성 주식담보대출 용처 '미스테리(?)'...재계서 조현준 회장 비중 가장 높아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2.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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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이 비중이 28.6%에 그쳤으나 올해 2년 만에 90%대로 이례적 급증
조 회장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동생인 조현상 사장의 비중도 각각 80.8%와 80.6%에 이르러
효성에서 조 회장 지분율 21.9% 불과..."경영권 방어 위한 지분매입용으로 주식담보대출 받은 듯"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본인의 경영권과 관계있는 그룹 지주회사 주식지분을 담보로 금융기관대출을 받는 주식담보대출비중이 가장 높은 재벌총수는 효성의 조현준 회장으로, 지난 11월말 현재 무려 92.7%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90%가 넘는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다. 주식담보대출비중은 담보대출주식수/본인소유주식총수×100으로 계산하는데, 세무서에 제공된 담보주식은 담보대출주식수에서 제외된다.

조 회장 다음은 한국테크놀로지 조현범 사장(74.6%), 롯데 신동빈 회장(74.4%), 한화 김승연 회장(60.1%), LS 구자홍 회장(49.2%), SK 최태원회장(49.1%), CJ 이재현회장(31.4%) 등의 순이었다. 반면 고 구본무회장 지분을 물려받아 거액의 상속세를 내야하는 LG 구광모회장의 이 비중은 아직 9.7%에 불과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삼성증권에 따르면 효성 조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이 비중이 28.6%에 그쳤으나 올해 11월말 불과 2년 만에 이례적으로 90%대로 높아졌다. 그룹지주사인 효성에서 조회장의 지분율이 21.9%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매입용으로 이렇게 많은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과 둘째 동생인 조현상 사장의 이 비중도 각각 80.8%와 80.6%에 이른다.

최대 주주 지분과 주식담보대출비중 변화 (단위 : %)

기업명

주요 최대주주

지주사 지분변동

18년말/ 2011월말

주식담보대출비중

18년말/ 2011월말

SK

최태원

18.4 /18.4

33.1/ 49.1

LG

구광모

15.0 /16.0

6.7/ 9.7

롯데지주

신동빈

10.5 /13.0

21.9 /74.4

CJ

이재현

42.1 /36.8

31.4 /31.4

이선호(아들)

0.0 /5.2

0.0/ 41.2

이경후()

0.1 /3.8

0.0 /38.2

LS

구자홍

2.8 /2.3

22.3 /49.2

GS

허용수GS에너지사장

5.3 /5.3

35.9 /43.3

허세홍GS칼텍스사장

1.5 /2.4

40.6 /78.7

허연수GS리테일부회장

2.5 /2.3

80.0 /55.9

허경수

2.1 /2.1

78.0 /78.0

허석홍(허용수아들)

0.9 /1.1

0.0 /87.6

한화

김승연

22.7 /22.7

55.4 /60.1

김동원(차남)

1.7 /1.7

100.0 /100.0

김동선(삼남)

1.7 /1.7

28.0 /100.0

효성

조현준

21.9 /21.9

28.6/ 92.7

조석래

9.4 /9.4

58.7 /80.8

조현상

21.4 /21.4

28.3 /80.6

한국테크놀로지

조현식

19.3 /19.3

0.0 /0.0

조현범

19.3/ 42.9

0.0 /74.6

조희원

10.8 /10.8

0.0 /0.0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삼성증권>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평가금액은 약 2천여억원...주식 담보로 대략 1천600여억원 안팎의 거액 자금 대출받았을 듯

보통 재벌회장들의 주식담보대출은 경영권방어나 상속세 등 세금납부, 아니면 개인 소비 또는 투자자금 마련 등 크게 세가지 용도로 나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금융회사들이 담보로 설정한 주식의 반대매매를 할 수도 있어 잘못하면 담보권행사로 경영권을 빼앗길 우려도 있다. 이런 현상을 막으려면 주가관리가 필요해 총수의 주식담보대출이 많은 기업에 주식투자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기도 한다.

문제는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고 경영권의 안정적인 승계를 위한 재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 말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매입용이라는 뜻이다.

주식담보대출은 통상 담보물 가치를 50~60% 정도 인정해주고 있다. 이를 감안한다면 조현준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평가금액은 약 2천여억원으로 주식을 담보로 대략 1천600여억원 안팎에 이르는 거액의 자금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3년 동생 조현문 변호사가 회사를 떠나면서 효성 주식을 매각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대규모 주식담보 대출을 통해 효성 지분 매입에 나선 바 있다. 이른바 효성판 '형제의 난'이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지분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효성 측은 조현준 회장의 주식담보대출 비중 증가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효성 측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이 높은 배경에는 효성그룹의 주가하락에 따른 담보물 추가 제공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영권 승계라고 보기에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은 현재 여러가지 혐의로 10년 가까이 검찰조사를 거쳐 재판을 받고 있다. 최대 주주인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 대한 3차 공판이 내년 1월 7일로 연기됐다. 공정위는 이 계열사를 사실상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로 판단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은 지난 9일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현준 회장과 효성 등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내년 1월 7일로 연기했다. 애초 재판은 8일 오후 2시10분에 열릴 예정이었다.

서울 마포에 있는 효성그룹 본사

효성 '형제의 난'으로 10년째 재판...조현준 회장, 회삿돈으로 계열사 부당지원 외 횡령·배임 등 혐의로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조현준 회장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TRS는 금융회사가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특정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뒤 해당 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곳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 등을 받는 방식을 말한다.

채무보증과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에 기업이 계열사 지원 또는 지배구조 회피수단으로 이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회장의 사실상 개인회사인 GE가 경영난으로 퇴출 위기에 처하자 그룹 차원에서 지원 방안을 기획하고 TRS 거래를 통해 자금을 대줬다고 보고 조 회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 달 또 다른 혐의로 진행중인 재판 항소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11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한편 롯데지주 지분율이 13%에 불과한 롯데 신회장은 경영권 방어용 자금마련 등을 위해 지난 2018년 21.9%에 불과하던 주식담보대출비중을 74.4%까지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크놀로지 조사장의 경우 지난 2018년 19.3%이던 지주사 지분율을 올해 42.9%로 높이는 과정에서 주식담보비중을 2018년 0%에서 올해 74.6%로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테크놀로지 조양래회장의 차남인 조사장은 형인 조현식부회장과 지분이 19.3%로 같았으나 올들어 조회장이 차남에게 자기 지분을 몰아주는 바람에 경영권분쟁이 현재 발생해 있는 상태다.

삼성증권은 LG 구광모회장의 경우 고 구본무회장의 지분평가액 1조2천억원에 약 20%의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산한 1조4천억원 기준, 50%의 상속세율로 계산할 때 약 7,2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부과받았을 것으로 예상했다. 첫해인 2018년 본인소유 판토스(7.5%) 지분매각대금 546억원과 배당수익 300억원 등을 투입, 6분의 1인 1,200억원을 납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나머지는 2023년까지 5년동안 매년 1,200억원씩 나눠 내면 되는데, 작년의 경우 LG지분 236만주(1.31%)를 담보로 1,770억원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이후에도 매년 상속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구회장의 주식담보대출비중은 앞으로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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