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신동빈과 일본기업 굴레(下)...롯데도 '자사주의 마법' 활용, 오너 지분 늘리나?
[시선] 신동빈과 일본기업 굴레(下)...롯데도 '자사주의 마법' 활용, 오너 지분 늘리나?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0.12.2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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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나 되는 롯데지주 자사주들, 신동빈 체제 강화 위해 쓸모가 많아...'자사주 마법' 동원 시기-방법 고민
신 회장, 한국정부와 여론 동향도 살피며 주가동향 봐야...일본내 친 신동빈 지분들의 심기와 동향도 살펴야
형 신동주 공세가 문제...롯데그룹 전체 경영상황 악화 속 신 회장으로선 하루하루가 '살얼음' 밟는 기분일 듯
롯데그룹 사기를 흔들고 있는 신동빈 회장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자사주는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가 앞으로 여러모로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지난 94년부터 한국에서도 매입이 허용된 기업의 자사주(자기회사주식)는 6개월간 매도금지에 배당도 없고, 의결권도 없다. 그런데도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우선 주가 관리용. 자사주를 매입하면 유통주식이 줄어들어 주가 상승 확률이 높다. 주가가 경영자의 성과를 측정하는 척도로 많이 받아 들여지면서 자주 자사주들을 매입한다. 그러나 미국기업들처럼 매입후 소각하지 않고 주가가 오를 때 다시 팔면 재테크 성과는 나지만 진정한 주주환원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기업이 자사주로 돈놀이 하는 격이다. 자사주를 자주 매입하는 기업에는 희망이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

유능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자사주로 주기도 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누군가 M&A 공격을 해오면 자사주의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백기사에게 자사주를 팔기도 한다.

자사주는 또 우리 상법의 허점 때문에 기업의 인적 분할이나 합병때 의결권이 되살아날 수 있다. 자사주 처리와 관련된 상법의 명문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자사주에 대한 신주배정과 대주주 현물출자 및 주식맞교환 등의 방법을 동원하면 자기돈 한푼 안들이고 오너 대주주의 지분을 대폭 늘릴 수 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이다.

자사주의 마법을 악용, 오너 지분을 늘려온 기업사례는 수 없이 많다. 왠만한 대기업, 작은 기업 할 것 없다. 현재 정부 여당 관계자들은 과거 야당시절 이런 불공정을 막겠다며 여러차례 상법개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자기들이 집권한 지 4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곧 한다’는 목소리만 간간이 높일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 없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분포 (단위 %)

 

 

지분율

비고

신 동 빈

4.0

일본롯데홀딩스대표이사 회장 겸

한국롯데지주 회장

신 동 주

1.6

신동빈 형. 광윤사 대표이사

광 윤 사

28.1

신동주가 지분50%

종업원지주회

27.8

현재까지 친 신동빈

LSI

10.7

의결권없는 것으로 알려짐

기 타

27.8

신동빈 우세추정

100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DB금융투자>

재벌그룹 지주회사 중 자사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이 롯데지주...총 주식 중 자사주 비율이 무려 32.5%

신동빈(왼쪽) 회장이 올 1월 아버지 신격호 회장 영결식에서 일본인 어머니시게미츠 하츠코(重光初子) 여사,
형 신동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와 같이 앉아 있다.

자사주가 많은 기업들은 상법 개정 전에 틈만 나면 자사주 마법으로 대주주 지분도 늘리고 원하는 분할-합병도 하고 싶어한다.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할 막차 기회다. 그러나 여론이 문제다. 정부여당 눈치도 봐야 한다.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가슴 졸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지난 9월 말 현재 재벌그룹 지주회사들중 자사주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곳이 바로 롯데지주다. 롯데지주의 총주식중 자사주 비율은 무려 32.5%. 롯데측은 지난 2018년 6개 계열사를 분할하고 합병하며 지주사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사주가 많이 생겼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설명한다. 2018년 이중 일부를 소각처리하기도 했으나 그 이후에는 소각도 매각도 않고, 현 자사주비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만약 자사주의 마법을 써먹는다면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롯데지주를 인적분할해 새 지주사를 만들고, 현 롯데지주는 중간지주사 겸 사업회사로 바꾼다. 자사주 마법을 동원, 자사주를 새 지주사로 몰아주면서 신주배당과 현물출자를 하면 새 지주사의 친 신동빈 지분은 현재보다 2~3배 늘어 30~40% 이상까지 가능해진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일본측 지분들이 맹렬히 반발할수 있지만 애국심을 활용하면 우리 정부와 여론의 협조도 기대해 볼수 있다.

호텔롯데를 상장시킨후 롯데지주와 합병시키면서 자사주의 마법을 동원할수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호텔롯데의 실적이 엉망이어서 상장까지는 시간이 걸릴것으로 보인다.

이 방법들이 큰 반발이나 여러 문제로 곤란하면 자사주를 팔아 만든 대규모 자금으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의 일본계 지분을 하나씩 사모으는 방법도 있다. 이 과정에서도 현재 친 신동빈인 일본계 지분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이 방법도 여의치 않으면 지주사가 한국 계열사들의 지분을 계속 사모아 장악력을 단계적으로 조금씩 확대해 나갈수도 있다. 단 자사주를 대량매각하면 롯데지주 주가가 많이 떨어질수 있다. 이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롯데지주는 2018년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하던 롯데케미칼 지분을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 롯데케미칼을 포함한 롯데그룹 유화사들을 롯데지주로 편입시켰다. 당시 매입 비용만 2조원이 넘었는데, 이때 일부 자사주들을 팔았다. 그이후 최근까지도 틈만 나면 여유자금을 투입해 롯데계열사들의 지분을 조금씩 사모으고 있다.

한국 호텔롯데의 지분 분포 (단위 %)

 

주요 대주주

지분율

일본 롯데홀딩스

19.07

일본 광 윤 사

5.45

일본()L1~12투자회사(12개 투자회사)

3.32~15.63%까지 총 75.48%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동빈 회장, 韓 롯데지주 3년 동안 '탈(脫)일본' 노력...일본 롯데는 물론 아직 한국 계열사들도 완전 장악 못해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전경

그러나 편입시켰다는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보면 롯데지주가 24.61%로 최대 주주지만 롯데물산도 20%에 달한다. 일본롯데홀딩스가 다음으로 9.3%. 이중 롯데물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로 무려 60.10%의 지분이다. 롯데케미칼도 엄밀히 얘기해 아직 롯데지주가 완전장악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24개사중 롯데칠성음료(롯데지주 및 친 신동빈지분 33.36%)나 롯데푸드(42.43%), 롯데쇼핑(50.39%), 롯데제과(55.99%), 롯데정보통신(64.95%), 롯데지알에스(54.44%),코리아세븐(79.66%) 정도는 지분분포로 볼 때 롯데지주가 장악했다고 볼수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 롯데지주 출범 3년동안 다양한 탈일본 노력들을 기울였음에도 신회장은 일본 롯데는 물론 아직 한국 계열사들도 완전 장악했다고 보기 어렵다. 도처에 허점이 아직 많아 보인다.

한국 롯데지주의 지분 분포 (단위 %, 20209월말 보통주 기준)

주요 주주

지분율

비고

신동빈

13.0

그룹회장

신동주

4.4

신동빈 형. 일본 광윤사대표

롯데장학재단

3.2

친 신동빈으로 분류

롯데문화재단

0.1

롯데삼동복지재단

0.1

일본롯데홀딩스

2.5

 

L2투자회사

1.5

일본롯데홀딩스의 특수관계인

한국 호텔롯데

11.1

 

롯데알미늄

5.1

 

부산롯데호텔

0.9

 

L12투자회사

0.8

일본롯데홀딩스 특수관계인

신영자

3.3

신동주 신동빈의 고모

장정안

0.1

 

기타

자사주 32.5%, 소액주주 22.3%

 

<자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자사주를 22일 종가로 모두 팔면 1조1,646억원 정도. 유화계열사들 외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모으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현재 코로나 등으로 롯데계열사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돼 주가가 많이 떨어진 탓이다. 주가관리를 통해 지주사 주가를 계속 올려야 할 것이다. 다행히 롯데지주의 9월말 현재 이익잉여금이 4조9,747억원에 달해 이 자금을 활용해도 된다. 이익잉여금으로 바꿀수 있는 자본잉여금도 4조2,459억원에 이른다.

아무튼 32.5%에 달하는 롯데지주의 자사주들은 신동빈 체제강화를 위해 앞으로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 신 회장과 참모들은 자사주 마법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동원할지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한국정부와 여론의 동향도 살펴야 하고, 주가동향도 봐야하고, 무엇보다도 일본내 친 신동빈 지분들의 심기와 동향도 잘 살펴야 한다.

자칫 삐걱하다간 현재처럼 불안하고 어정쩡한 상태가 계속되면서 거의 해마다 신동주 공세에 시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의외의 분란이 또 생길지도 모른다. 그룹 전체 경영상황마저 크게 악화된 요즘, 신 회장으로선 하루하루가 살얼음을 밟는 기분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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