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결국 판사 출신들을 법무장관과 공수처장에 내정했다. 박범계 법무장관 내정자와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가 그들이다. 당초 예상했던 대로다. 문 대통령은 비(非)검찰 출신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검찰을 여전히 믿지 못한다고 할까. 법무장관은 박상기 교수, 조국 교수, 추미애에 이어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을 앉혔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기를 꺾을 수 있는 사람을 물색했던 것 같다. 조국도, 추미애도 윤석열에게 무릎을 끓었다고 할 수 있다. 대가 센 추미애도 윤석열을 당해내지 못 했다. 박범계는 가능할까. 민주당에서 박범계를 밀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당 안에서 찾는다면 박범계 이외에 없었을 듯 싶다.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의원도 있지만, 윤석열을 누르기 어렵다고 봤을 것으로 여겨진다. 소병철은 박범계에 비하면 양반이다.
박범계와 윤석열은 사법시험 33회(연수원 23기) 동기다. 나이는 윤석열이 세 살 많다. 사석에서는 형, 동생하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범계는 지난 번 대검찰청 국정감사 때부터 윤석열을 몰아붙였다. 문 대통령도 그 때 강한 인상을 받았을 것으로 본다. 윤석열도 박 의원에게 “예전에는 나한테 그렇지 않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둘 사이도 완전히 갈라졌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그런 박 의원을 낙점했다.
박범계는 장관이 되더라도 할 일이 무척 많다. 우선 추미애가 벌여놓은 일들을 하나씩 수습해야 한다. 당장 검찰 인사를 어떻게 할 지 주목된다. 추미애가 엉망으로 만들어 놓아 어느 정도 손 볼 필요는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총장과 원만하게 협의가 이뤄지면 검찰이 급속히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추미애처럼 보복 인사를 하면 또 다시 반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구 출신인 김진욱 공수처장 후보자는 서울대 고고학과를 졸업했으며, 사법시험(31회)에 합격한 뒤 1995년 법관으로 임용됐다. 이어 1998년부터 12년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별검사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수사 관련 업무는 이 때가 처음이다. 2010년부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재직하며 헌재소장 비서실장, 선임헌법연구관, 국제심의관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도 못 마땅해 한다. “이 정권을 위해 맞춤제작된 공수처장을 선택했다” “국민의 우려대로 ‘친문 청와대 사수처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청문회가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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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