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의 '승어부(勝於父)'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정 눈물
삼성가(家)의 '승어부(勝於父)'와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정 눈물
  • 오풍연
  • 승인 2020.12.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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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30일 열린 공판에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최후 진술을 통해서다. 진짜 눈물이 아닌가 싶다. 올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도 별세했다. 여러 가지 여건도 좋지 않았다. 그런 마당에 중형을 구형받고 보니 눈물이 나왔을 법하다. 그는 한국 최고의 부자다. 나아가 세계적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법정에 섰으니 본인 자신도 얼마나 처량했겠는가.

삼성은 이 부회장이 다짐한 것처럼 바뀌어야 한다. 이재용도 과거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더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앞으론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야 한다. 삼성을 보면 늘 그게 아쉬웠다. 삼성 고위 임원에게 그 같은 얘기도 개인적으로 한 적이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저는 오늘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다시는 삼성이 논란에 휩싸이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말로 그래야 한다. 국내 최고 기업의 총수가 법정에 서는 일은 이번이 끝이어야 한다. 사실 창피한 일이다.

그는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져 경황이 없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있었다"면서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4년 동안 조사·재판 과정을 회상하며 "솔직히 힘들고, 답답하고, 참담한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제 불찰과 잘못 책임이었다"고 소회를 털어놓았다.

이 부회장은 또 "이번 재판 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가 생겼다"며 재판부에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준법감시위 활동과 관련해서는 "실제로 회사에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아직 인정받거나 자랑할만한 변화는 아니지만 이제 시작이고, 과거로 돌아갈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어느 조직도 삼성에서 예외로 남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제가 책임지고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를 만들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밝혔던 `4세 경영 포기' `무노조 경영 포기'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을 책임지고 이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故)이건희 회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이 회장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며 "너무나도 존경하고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도 아들의 이 같은 모습을 보고 있으리라고 여긴다. 삼성은 이제 이재용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어 가야 한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구형은 징역 9년. 이전 12년에 비해서는 낮아졌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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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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