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 기자] "살아있는 권력의 부탁을 어찌 기업이 거절할 수 있단 말이냐. 자발적이 아니라 권력의 요청에 응했을 뿐으로 수동적인 면이 강해 어떤 기업인이라도 그 상황에서 거절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해되는 부분이 많고 안타깝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달 중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이 선처를 베풀어달라는 국민청원이 이같이 등장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따르면 지난 1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 주세요'란 제목의 게시물이 작성됐다.
익명의 글쓴이는 "이 부회장이 이제는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자유의 몸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청원을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지난 몇년간 수사와 재판, 그리고 이미 옥고까지 치렀다"며 "이 어려운 난국에 지난 몇년동안 수사, 재판, 감옥 등으로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많이 시달렸고 충분히 반성하고 사과했다"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 부회장에 대해 "고 이건희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대한민국의 1등을 넘어 세계 넘버원 기업으로 성장시켜 수출 역군으로 외화벌이에 앞장선 대한민국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고 칭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조세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데다가 수십만명의 직접고용 외에 간접 고용까지 국내에 수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청원인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당시를 언급하며 "마스크 원재료가 부족할 때에도 신속하게 수입할 수 있도록 삼성이 많은 역할을 했다"면서 "마스크 제조사들이 신속히 많은 수량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게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자신을 교육인 중 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 전 재판에서 눈물로 애국심과 효도심에 호소하는 이 부회장을 보며 가슴이 찡했다"며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대통령께서 선처를 베풀어주길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현재 이 청원에는 1만7800명 이상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사전 동의 100명' 기준을 넘어서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가 검토중인 단계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등의 혐의로 지난 2017년 2월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2018년 2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후 2019년 8월 대법원 상고심에선 사건이 파기환송됐고 1년4개월여 만인 이날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이 진행됐다. 지난 달 30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특검 측은 징역 9년을 구형했고,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