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 국내 소비자의 술‧담배 지출액이 역대 가장 크게 불어났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단적 피로감에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압박감이 술‧담배 소비를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계절조정, 명목)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4조2975억원이었다.
이는 1970년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앞서 지난해 1분기에 이 부문 지출액은 4조1585억원으로 2017년 4분기(4조2009억원), 2016년 1분기(4조1752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기록됐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4조1761억원으로 조금 더 늘어났고 3분기에는 아예 새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해 3분기 술‧담배 지출액은 전년 3분기에 비해 6.2% 증가해 2016년 2분기 6.5%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1분기에는 술과 담배 지출액이 1조6895억원으로 한 해 전보다 20.0%나 급증했다. 그해 2분기(1조6930억원)에도 1년 전 대비 증가율이 18.6%나 됐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가구(2인 이상) 월평균 가계지출 가운데 주류·담배 소비지출액은 4만2980원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사태는 여가 문화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3분기 오락, 스포츠 및 문화 부문 소비지출액은 12조3963억원으로 2012년 3분기(12조3298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2019년 3분기와 비교하면 24.1%나 줄어든 것으로 역대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하면서 문을 닫는 공연장과 체육 시설들이 많았던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