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효성家 정밀해부(1)...조현준-조현상 형제, 자녀지분 늘리고 배당-급여 확보 경쟁
[시선] 효성家 정밀해부(1)...조현준-조현상 형제, 자녀지분 늘리고 배당-급여 확보 경쟁
  • 정우람 기자
  • 승인 2021.01.0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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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주)효성, 재작년 3월-작년 3월 1,016억원씩 현금배당...조현준 회장 236억, 동생 조현상 사장 230억 배당 챙겨
고령의 조석래 명예회장 사후(死後)에 사촌기업 한국타이어처럼 안된다는 보장 없어 최대한 지분-자금 확보 들어간 듯
미성년 자녀들 주식매입 경쟁까지..."조현준 형제, 끝모를 배당-급여 확보 통해 '최후의 결전'에 대비할 가능성 농후해"

효성그룹 오너가는 각종 재판과 송사들로 오랫동안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던 대표적 재벌가 중 하나다. 지금도 여러 건의 재판들이 진행되고 있다. 작년 10월과 12월 2건의 재판에서는 조현준 회장이 잇따라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조석래 명예회장도 대법원에서 다소 유리한 방향으로 파기환송 선고를 받았다. 지난 2013년 조 명예회장의 둘째아들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아버지와 형에게 반기를 들면서 본격화된 효성 오너가 리스크가 이제 마무리단계로 가는 것일까? 효성 3세들의 후계구도는 완성된 것일까?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로 비교적 견실했던 효성계열사들의 상태는 또 어떤지?  이런 의문들을 시리즈로 짚어본다. <편집자 주>

효성 조현준 회장의 1남2녀와 동생 조현상 총괄사장의 1남2녀 등 4세 6명, 작년 경쟁하듯 (주)효성 주식 장내서 매입

[서울이코노미뉴스 정우람-최영준 기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효성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9년 중반까지만 해도 효성 오너가 4세들중 그룹지주회사인 (주)효성의 주식지분을 가진 이는 두 사람 뿐이었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회장의 1남2녀중 장녀와 차녀다. 현재 이들은 각각 만19세와 15세. 이들의 지분율은 이때까지만 해도 각각 0.02%씩에 불과했다.

2019년 12월 이 둘을 포함한 조 회장의 1남2녀와 조 명예회장의 삼남인 조현상 효성 총괄사장의 1남2녀 등 4세 6명이 거의 경쟁하듯이 (주)효성 주식을 장내에서 사모으기 시작했다. 조 회장의 막내아들은 올해 만9세이니 그땐 7세에 불과했다. 조현상 사장의 자녀들 역시 그때는 9, 7, 4세에 불과했다.

조 명예회장의 세 아들중 둘째인 조현문 전 효성부사장은 지난 2013년 '반기(叛旗)'를 들고 아버지 및 형제들과 크게  싸운 뒤 현재는 그룹 및 집안과 완전 결별상태다. 따라서 사실상 이들 6명이 현재 효성오너가 4세 전원이라고 볼수 있다.

이들은 장내에서 지분을 똑같이 0.04%씩 매입했다. 한명당 투입한 돈은 최소 6억5,500만원에서 최대 6억7,600만원 사이다. 효성 사업보고서에 기록된 자금조달원은 자기자금으로 되어 있고, 증여받은 돈과 배당소득을 모아 주식을 샀다고 했다.

물론 이 어린아이들이 주식을 직접 산 것은 아닐테고, 누군가가 돈관리를 해주고, 주식을 사주고 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똑같은 지분을 사는걸 보면 할아버지나 아버지들의 사전협의나 지시 아래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사태로 주식이 많이 떨어졌던 작년 12월~올 3월 사이 이들 6명은 또 다시 일제히 (주)효성 주식을 사모았다. 1인당 최소 3억7,100만원에서 최대 4억1,900만원까지 투입했다. 조현준의 두 딸은 각각 0.03%씩, 나머지 4명은 0.02%씩 지분율을 더 늘렸다. 역시 증여받고 배당받은 자기 돈이라고 했다.

현재 누적지분은 조현준의 두 딸이 각각 0.09%, 나머지 4명은 각각 0.06%까지 늘었다. 지금까지 여기에 투입된 돈은 장남의 두 딸이 각각 13억원 이상, 나머지 4명이 각각 10억원 이상 씩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제히 같은 지분율로 매입한 걸로 봐선 할아버지가 똑같이 나눠 증여할 수 도 있고, 조현준-조현상 형제가 서로 매입한도를 정해놓고 지분매입 경쟁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정황상 후자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조현준-조현상 자녀들의 ()효성 지분율 (단위 : %)

이름

연령

효성 지분율

비고

조인영

19

0.09

조현준 장녀

조인서

15

0.09

  〃    차녀

조재현

9

0.06

  〃    아들

조인희

11

0.06

조현상 장녀

조수인

9

0.06

   〃   차녀

조재하

6

0.06

   〃   아들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주)효성, 배당금 마련 위해 종속-관계사들로부터 최대한 배당 확보...조현준-현상 형제, 올해 최소 15억 이상씩 급여 가져갈 듯

증여세는 제대로 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원 미성년인 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경쟁을 벌이는 모습으로 비춰져 여론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자기들 지분을 노골적으로 늘리기에는 아버지나 상대방 눈치도 보이고, 그래서 아이들 지분이라도 늘려주자는 심산들이 아닐까?

지주사 (주)효성은 2019년 3월과 작년 3월 각각 1,016억원씩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두 해의 경영실적이 다른데도 2년 연속 똑같은 금액의 배당을 하는것도 흥미롭다. 2019년 효성의 당기순이익이 1,036억원이었으니 배당성향은 무려 98%. 법정적립금인 이익준비금 등을 감안하면 한해 동안 벌어들인 이익의 거의 전액을 배당으로 푼 셈이다.

배당이 없는 자사주 5.51%를 빼고 조현준의 효성 지분 21.94%와 조현상의 지분 21.42%를 감안하면 조현준은 236억원, 조현상은 230억원을 작년에 배당으로 각각 받아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효성은 이 배당금 마련을 위해서인지, 자신이 투자한 종속-관계사들로부터 최대한 배당을 챙겼다. 효성티앤씨에서 17억원, 분기손익이 12억원 적자인 효성화학에서 32억원, 역시 소폭 적자인 태백풍력발전과 평창풍력발전에서 각각 2억4천5백만원 및 13억6500만원의 배당을 받아냈다. 59억원 흑자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에선 25억9500만원, 89억 흑자인 효성ITX에선 34억8400만원, 46억원 적자인 효성베트남에선 무려 176억원의 배당을 각각 챙겼다. 152억원 흑자인 효성이스탄불은 85억원의 배당을 했다.

효성의 올 1~9월 등기임원 3명 급여는 43억원. 등기임원은 전문경영인인 김규영 대표와 조현준 회장, 조현상 사장 등 3인이다. 조현준-현상 형제는 올해만 최소 15억원 이상씩을 급여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룹회장인 조현준은 계열사인 효성투자개발과 수입차업체인 에프엠케이의 비상근 이사, IT계열사인 효성ITX의 상근 이사, 금융자동화기기 제조업체인 효성티엔에스의 비상근 감사를 겸직중이다. 조현상은 형이 비상근감사로 있는 효성티앤에스의 비상근 이사, 형과 같이 에프엠케이의 비상근 이사, 국제물류주선업체인 효성트랜스월드의 비상근 이사, 광학필름제조업체 신화인터텍의 상근 이사, 컴퓨터 및 주변기기 판매업체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비상근 감사를 맡고 있다. 형보다 1개사가 더 많다. 많지는 않겠지만 이 회사들로부터도 두 형제는 급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 부동산관리회사인 효성투자개발은 효성의 지분이 59%이지만 조현준 개인 지분도 41%나 된다. 2019년 당기 순이익 216억원인데, 작년 3월 22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이 무려 101%. 이중 조회장 몫이 90억원. 2019년 3월엔 무려 432억을 배당했고 조현준 몫은 177억원. 조 회장은 이 회사에서만 2년동 안 306억원의 배당을 챙겼다.

효성그룹 주력 4사에도 3세들 지분 보유...섬유-무역업체인 효성티앤씨, (주)효성의 지분 20.32% 외에 조현준 14.59%로 2대 주주

상장업체인 효성ITX에도 효성 지분 28% 말고 조현준 지분이 35%나 있다. 조현준이 제1대 주주다. 조 회장은 작년 18억5천만원 등 최근 3년간 이 회사에서 모두 60억원의 배당을 받아갔다. 여기에 등기이사 3인의 올 1~9월 급여가 6억4천만원이다. 조 회장은 이 회사에서도 연봉으로 올해 3억원 가량은 받아갈 것으로 보인다.

효성티앤에스는 2019년 매출 6,889억원, 당기순이익 503억원을 올린 계열사다. 효성지분 54% 외에 3형제 지분이 각각 14.13% 있다. 2013년 이른바 ‘조현문 반란’ 파동 이후 효성계열사 지분을 모조리 정리하고 효성을 탈출(?)했다던 둘째 조현문의 지분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회사인 듯 하다. 왜 여태 남겨져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사도 지난 2년간 순익보다 더많은 배당을 했다. 매년 599억원씩. 3형제가 여기서도 매년 85억원 가량씩 배당을 받았다. 1986년에 설립된 회사이다. 아버지와 전문경영인들이 거의 키운 회사일 텐데도, 3형제는 아버지 잘 둔 덕분에 이렇게 거액을 가만히 앉아서도 매년 받아가는 셈이다.

효성의 주력 4사에도 3세들의 지분이 있다. 섬유-무역업체인 효성티앤씨는 (주)효성의 지분 20.32%외에 조현준이 14.59%로 2대 주주다. 2019년분 배당 86억원중 12억6천만원을 가져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효성중공업의 지분분포는 효성 32.47%외에 조현준 5.84%, 조현상 4.88%다. 조현준의 두 딸이 0.03%씩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간 무배당이다.

효성첨단소재는 효성 21.2%외 조현준은 지분이 없고, 조현상 지분이 12.21%나 된다. 그리고 조현준의 두 딸이 각각 0.03%. 역시 최근 무배당이다. 조현상 지분만 있어 나중에 조현상 회사가 될 것이란 소문이 있다.

효성화학 지분 분포는 효성 20.17%외 조현준 8.76%, 조현상 7.32%다. 조현준의 두 딸이 역시 각각 0.03%. 작년 배당이 159억원이었으니, 조현준 14억, 조현상 11억6천만원, 조현준의 두 딸이 각각 477만원씩 가져간 것으로 추정된다. 조현준 두 딸의 지분이 주력 4개사중 3개사에 있는 것은 할아버지가 과거 나눠준 것으로 보인다. 조현상의 자녀들은 왠일인지 아직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탈세와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왼쪽)과 그의 아들 조현준 회장이 지난 2018년 9월 5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한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효성 오너일가의 '노골적' 수익챙기기 현상 이례적..."오너리스크  많은 효성서 있을 지도 모를 '급변사태' 대비하는 듯" 관측 나와

조현준 회장은 자신이 젊은 시절부터 개별적으로 키웠다는 갤럭시아 소그룹도 이끌고 있다. 이중 전자결제사업 등을 하는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조현준이 31.93%로 최대 주주. 여기서도 정규배당과 중간배당으로 작년에 조현준은 4억9,200만원을 챙겼다.

이상은 잘 알려지거나 공개된 계열사들 일부만 들여다본 것이다. 이곳들에서 작년에 조현준이 받은 배당을 모두 합치면 461억원, 조현상은 327억원 안팎이다. 여기저기 적을 두면서 받는 급여도 모두 합하면 각각 연간 최소 20억원 이상 씩은 되는 것 같다.

효성의 국내 계열사는 모두 53개, 해외계열사는 73개에 달한다. 지분이 공개되지 않거나 회사정체가 잘 파악되지 않는 많은 국내외 계열사들에도 두 형제의 손길이 뻗어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창업주 후손들이 경쟁적으로 배당과 급여를 챙기는 것은 다른 재벌그룹들에서도 과거 흔히 볼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주요 대그룹마다 지주회사 체제가 정착되고 사회적 감시도 심해지면서 오너일가의 노골적(?)인 수익챙기기 현상들은 이제 점점 많이 사라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효성의 경우는 왠지 유별나 보인다. 악착같이 미성년 자녀들의 지분을 늘리고, 적고 경영상태가 안좋은 계열사 등에서까지 배당과 급여를 최대한 끌어모으는 듯한 모습인 탓이다.

왜 그럴까? 단순히 돈이 더 필요해서? 효성그룹이 오너리스크를 자주 겪다보니 언젠가 있을지 모를 모종(?)의 '급변사태'에 대한 대비는 아닐까?

올해 만86세인 조석래 명예회장은 아직 지주사 (주)효성 지분 9.43%를 비롯, 여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그룹의 최대 대표주주는 조현준회장이다. 지난 2017년 회장 자리를 물려주었다. 조회장의 효성 지분은 지난 해 11월말 현재 21.94%. 위에서 보듯 다수 계열사 지분도 갖고 있다.

동생 조현상 총괄사장의 효성 지분은 21.42%. 여기에 두 형제의 자녀, 어머니 등 친인척 특수관계자 지분을 다 합하면 55.08%에 달한다.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11.49%, 소액주주가 26.67%여서 조씨 가문이 똘똘 뭉치기만 하면 외부의 경영권 분쟁 위협에서는 자유롭다.

()효성의 주요 주주 지분율 (20209월말 현재, 단위  : %)

 

조석래

조현준

조현상

송광자

조양래등

조현준자녀들

조현상자녀들

자사주

국민연금

소액주주

지분율

9.43

21.94

21.42

0.48

0.45

0.24

0.18

5.51

11.43

26.67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형 조현준과 동생 조현상의 지분차이 불과 0.52%포인트...조석래 명예회장 누구에게 지분 더 물려 주느냐에 따라서 경영권 좌우

(주)효성의 이사회는 현재 사내이사 3인과 사외이사 7인등 10명이다.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인 박태호 전 대외경제연구원장. 아주 온화한 사람이다. 그리고 정상영 전 검찰총장, 정동채 전 문광부장관, 손병두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김명자 전 환경처장관, 손영래 전국세청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사외이사들이다. 사내이사 3인은 조현준 그룹회장 겸 대표이사와 김규영 공동대표이사-총괄사장, 조현상 총괄사장 등 3인이다.

조현준은 53세, 조현상은 50세. 효성기술원장 등 기술엔지니어 출신인 김규영대표는 1948년생으로 올해 73세 고령이다. 젊은 두 형제가 의견다툼이라도 하면 고령의 원로그룹이 다독이고 조정하는 듯한 모양새다.

문제는 조현준과 조현상의 지분차이가 0.52%포인트 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조 명예회장 지분이 아직 적지 않은 만큼 누구에게 지분을 더 물려 주느냐에 따라서 경영권 향뱡을 결정할 수 있고 반대로 형제간 상속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아버지가 설령 한 쪽을 밀어주더라도 다른 쪽이 국민연금 등의 지지를 얻는다면 또 달라진다. 아버지가 누굴 밀어주지 않고 사망해도 지분차는 지금처럼 거의 그대로이다. 효성의 경영권 불안정성은 계속된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그룹(현 한국앤컴퍼니그룹)회장은 두 아들을 경쟁시키다 갑자기 둘째 아들(조현범회장)에게 자기 지분을 모두 매각, 밀어주는 바람에 최근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는 등 난리가 난 적이 있다. 난리가 나더라도 이 방법이 그래도 아버지 사후에도 경영권을 안정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조 명예회장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과거 반란(?)을 일으켰던 둘째 아들의 한겨레신문 이메일인터뷰에서 대충 짐작할 수는 있다. 당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당초 아들 3형제에게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효성의 주식을 골고루 나눠 주었다. 세 아들은 각기 국내외 유명 대학을 졸업한 뒤 10년 이상 효성에서 근무하며 효성의 핵심사업인 무역과 섬유, 중공업, 산업자재 등을 나눠 맡았다.

유교적 전통이 강한 효성은 일찍부터 장남인 조현준 중심의 승계구도가 명확히 정리돼 있었다고 한다. 세간에서 제기하는 경영권 승계 경쟁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얘기다. 조(현문) 변호사는 “형제들이 어릴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형을 잘 보필해야 한다는 말을 마르고 닳도록 들었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형인 조현준 현 효성 회장과 동생 조현상 현 효성 사장이 각각 1대 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 두 곳에 대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왼쪽부터 조현준 회장, 조현문 전 부사장, 조현상 사장 / 효성 제공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현상 두 형제 끝까지 경쟁시켜, '충성경쟁' 유도하는 듯...고령의 조 명예회장의 사후(死後)가 더 문제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회사의 구매입찰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을 보고 제동을 걸었다. 조현문은 아버지에게 “불법비리를 이대로 두면 안 됩니다. 가족들 모두가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라고 강력히 진언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차가웠다. “내 회사 내 뜻대로 경영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형의 자리를 다 차지하려는 욕심 때문이냐? 차라리 (회사를) 나가라.” 사실상 효성가로부터의 '파문(破門)' 선언이었다.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아버지의 의중은 더 이상 형제간에 싸우지말고, 형 중심으로 뭉쳐 사이좋게 회사를 꾸려 나가라는 것으로 보인다. 형제 공동경영 개념이지만 형 중심이다. 장자승계 관념이 강하다. 주주명부를 보면 조 명예회장은 장남 가족과 서울 성북동 본가에서 같이 살고 있다. 삼남 조현상 가족의 주소지는 다르다.

여기서 생기는 의문이 뒤따른다. 그렇게 장남을 우대한다면 왜 이렇게 두 형제의 지분차이를 이렇게 적게 했느냐는 것이다. 장남도 방심하지 말라는 뜻일까? 조석래 명예회장으로서는 두 형제를 끝까지 경쟁시키고, 자신에게 '충성경쟁'을 하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두 형제가 한 회사에서 회장과 총괄사장으로 매일 얼굴을 맞대고 있는 것을 보면 두 형제 모두 일단은 아버지 의중을 잘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효성 관계자들도 두 형제 사이가 생각보다 원만하다고 말한다. 효성 지분을 매입할 때도 서로 의논해 비슷한 수준을 사들였다고 한다.

문제는 고령의 조석래 명예회장의 사후(死後)일 것이다. 지금이야 강력하고 지분도 많이 갖고있는 아버지를 쳐다보며 왠만하면 사이좋게 참고 지내야 한다. 조금이라도 아버지 눈밖에라도 나면 한국타이어처럼 안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아버지라는 존재가 사라지고 나면 언제든 돌발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지분차이도 거의 없다. 지금이야 자녀들이 어리지만 아이들이 커고 나면 그들 몫도 생각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재계와 효성 주변에서 나도는 유력한 대안이 그룹분할이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조홍제 명예회장은 1980년 효성그룹의 계열분리를 진행하면서 효성의 알짜사업은 첫째 아들인 조석래회장에게 물려주고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은 각각 둘째 아들 조양래 회장과 셋째 조욱래 회장에게 물려줬다. 이런 전통도 이어받고 2차 형제의 난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그룹분할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는 것이다.

효성가도 다른 재벌처럼 그룹 분할에 나설 듯...조석래 명예회장, 아무런 조치 없을 경우 격렬한 효성판 '형제의 난' 벌어질 수도

지난 2018년 (주)효성을 분할해 효성은 지주회사로 남기고 나머지는 4개 주력사로 나눌 때부터 이런 얘기가 흘러나왔다. 조현준은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티앤씨의 지분을 각각 14.59%씩 들고 있었다. 분할 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효성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효성첨단소재 지분 전량을 효성에 넘겼다. 반면 조현상은 두 회사 지분을 12.21%씩 들고 있었는데, 효성티앤씨 지분만 효성에 모두 넘겼다.

이를 두고 조현준이 그룹 모태격이자 스판덱스로 유명한 효성티앤씨를 가져가고, 조현상은 자기가 오래 책임을 맡았던 타이어코드의 효성첨단소재를 가져가는게 아니냐는게 스토리의 줄거리다.

그러나 효성의 지분구조가 복잡한데다 나눠야할 계열사가 모두 126개나 돼 이 작업은 쉽지 않다. 시간도 많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조 명예회장 생전에 아버지 주도로 조정된다면 그나마 시간도 줄이고, 쉽겠지만 아버지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사망할 경우 어떤 회사를 누가 가져갈 것이냐를 놓고 격렬한 '형제의 난'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특히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코드 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라는 탄소섬유와 관련된 회사다. 현재 수소경제에 꽂혀있는 조현준 회장이 이 첨단 분야를 순순히 포기할 지도 미지수다. 현재 10년 가까이 진행중인 재판과 송사가 한창일 때 ‘유사시 3남 승계설’도 나돌았다. 아버지와 장남이 모두 구속되고 감옥에 간다면 삼남이 대타로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얘기였다. 그러나 작년 말 중요 재판 2건 모두에서 조현준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는 바람에 지금은 일단 쑥 들어갔다.

너무 적은 지분차이 때문에 현재로선 아버지 조석래 명예회장의 의중과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아버지가 과감히 결단해 버리면 모든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그러나 86세 고령에 건강도 좋지 않은 아버지는 계속 '묵묵부답'이다. 아버지 생전에 모두 해결하기에는 시간도 점점 없어져 가고 있다.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렇다면 조현준-현상 형제의 지분 모으기는 혹시라도 '결전의 날'에 대비, 최대한의 총알과 탄약을 계속 비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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