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보험’ 수지 안맞아 보험사 출시 '시큰둥'
‘맹견보험’ 수지 안맞아 보험사 출시 '시큰둥'
  • 김가영 기자
  • 승인 2021.01.0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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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2일까지 가입인데"…출시는 고작 하나손보 뿐
5천마리 대상,3만원 보험료...수익성 글쎄요,버티기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보험사들이 정부의 맹견보험 의무화 요구에도 아랑곳 없이 상품 출시를 미루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맹견 소유자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시행령을 개정했다. 다음 달부터는 개정된 시행령을 적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시중에 가입할 수 있는 맹견 책임보험은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맹견 책임보험 상품 출시를 위해 신고한 보험사는 하나손해보험 1곳 뿐이다. 보험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출시예정 30일 전에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뒤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하나손해보험을 제외한 다른 보험사는 이달안에 아직 보험을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이다.

맹견 소유주들은 오는 2월12일 이전에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KB손해보험, 삼성화재,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NH손해보험 등은 “상품 출시를 위한 전담반을 구성해 전반적인 개발을 공유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내보이고 있다. 맹견 소유주들은 하나손해보험의 상품 승인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개정한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맹견 소유자는 맹견 책임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맹견으로 인한 사고 발생시 피해를 쉽게 보상할 수 있도록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맹견 책임보험의 보상액 범위는 맹견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사망하거나 후유장해가 발생했을 때 8000만원, 다른 사람이 상해를 입었을 때 1500만원, 맹견이 다른 동물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는 200만원 이상이다.

손해보험사들이 맹견 책임보험 출시를 주저하는 이유는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맹견 책임보험 가입대상은 도사견·아메리칸 핏불테리어·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스태퍼드셔 불테리어·로트와일러 등 5종의 맹견 소유자에 한정돼 있다. 5종에 해당하는 가입대상 맹견은 2000~6000마리에 불과해 시장규모가 크지 않다. 또 불확실성과 변수가 높은 탓에 손해율이 높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 자체의 수익성을 따져보면 상품개발과 전산시스템 마련비용, 손해조사비용 등의 사업비를 고려하면 이익보다는 손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초기에 어느 수준에 보험료가 정해지느냐가 보험사들이 시장에 뛰어들 가장 큰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출시된 펫보험의 경우, 보장액이 가장 많은 한도 1억원 상품의 자기부담금이 3만원이었다. 가입대상이 한정적인 맹견 책임보험의 특성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3만원이나 그 이상으로 책정돼야 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는 "상품을 출시할 손보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공익적 목적의 정책성 보험인 만큼, 당국 지침에 따라 풍수해보험 등과 같이 여러 손보사가 지정돼 참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법 시행이전 보험상품 출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에 유예기간을 두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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