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코노미뉴스 김가영 기자]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친환경차가 처음 2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내 완성차업체 실적자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국산·수입 친환경차는 총 21만3264대로 전년(13만8957대)에 비해 53.5% 증가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여기에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테슬라(1만1826대) 판매까지 합하면 지난해 판매된 친환경차는 전년보다 59.2% 늘어난 22만5090대에 달한다.
친환경차의 인기는 하이브리드차가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차는 총 17만4684대가 팔렸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81.9%에 달하며, 전년에 비해 판매가 26.5% 늘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체 가운데 12만8229대를 판매해 전년과 비교해 차지하는 비중이 68.4% 증가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3만8989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기아차 쏘렌토 하이브리드(2만4278대), 니로 하이브리드(1만8040대) 등이 뒤를 이었다.
수입 하이브리드차는 전년보다 67.6% 증가한 4만6455대가 판매됐다. 수입차 중에서는 렉서스 ES300h(5732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메르세데스-벤츠의 E350 4MATIC(2646대), CLS 450 4MATIC(2514대) 등이 뒤따랐다.
다만 이런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올해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하이브리드 모델의 취득세 감면한도가 기존 9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 500만원을 지원하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의 보조금 제도도 폐지된다.
전기차의 경우 테슬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 4대 중 1대는 테슬라의 모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입 전기차 판매는 전년(4799대)보다 약 3배 늘어난 1만5183대를 기록했다. 이중에서 테슬라가 77.9%를 차지했다.
반면 국산 전기차는 지난해 총 3만1017대가 판매되며 전년보다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 포터와 기아차 봉고 등 전기트럭을 제외하면, 모든 전기차 모델 판매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 8월 출시한 르노의 전기차 조에는 192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올해는 고가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이 줄고, 수입차 브랜드들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등장하며 테슬라의 독주구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올해초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조금 줄더라도 전기차 판매가 늘어 올해도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증가할 것"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들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속속 공개하고 있는 만큼 수입 친환경차의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