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없는 코레일네트웍스 파업 63일째…코레일은 “나 몰라라”
사장 없는 코레일네트웍스 파업 63일째…코레일은 “나 몰라라”
  • 김준희 기자
  • 승인 2021.01.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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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과 9월, 전임 사장 2명 비리와 ‘갑질’로 잇따라 해임
‘파업해도 임금 70% 받는다’는 노조 주장도 도마 위에 올라
임금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계속해온 코레일 자회사 코레일네트웍스 노조가 12일 서울역 농성장에서 파업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김준희 기자]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네트웍스 노조는 12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63일째에 접어든 전면 파업을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조는 이곳에서 지난 9일부터 무기한 단식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전국에 300여개 사업장이 있는 코레일네트웍스는 역무, 발권, 콜센터, 주차관리, 특송 등 업무를 코레일에서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다. 2004년 회사 설립 이후 장기 파업은 처음이다

노조는 1만2000여명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해도 정규직 평균임금의 45%가량에 불과한 임금을 받고 있으며, 그 것도 최저임금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정년연장도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노사합의를 이행하라는 요구는 너무나 정당한데도 코레일과 정부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면 된다. 필요 없는 자회사 없애고 원청인 코레일이 직접 고용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사장이 장기간 공석인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2018년 8월 취임했던 강귀섭 전 사장은 지난 해 8월 법인카드 수천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 강 전 사장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국회의원인 시절 보좌관을 지냈다.

여기에다 후임 하석태 전 사장마저도 취임 한 달 만인 9월 직원에게 막말을 한 것이 문제가 돼 물러났다. 하 사장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던  정치권 출신이다. 코레일은 감사를 통해 하 사장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갑질 행위 등을 확인했다며 지난 해 9월 11일 주주총회를 열어 하 사장을 해임했다. 

코레일은 지난 해 12월 2일 신임 사장을 임명했지만 법원이 하 전 사장이 제기한 공모절차중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무산됐다. 

하 전 사장은 “당시 내부 직원에게 다소 거친 언사를 사용한 것은 맞으나 전임 강 사장의 법인카드 낭비를 고발한 내부 직원을 색출해 폭언과 협박을 한 것은 아니다”라며 부당한 해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장 자리는 공석이다. 

내부 출신으로 직무대행을 했던 B씨는 최근 노조 장기 파업에 부담을 느껴 사표를 낸 상태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파업해도 임금의 70%를 받을 수 있다’는 노조 집행부의 주장을 비판하기도 한다. 

노조의 주장은 지난 해 7월 전임 강귀섭 사장과 체결한 합의서 때문이다. 당시 코레일네트웍스 노사는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의 생계를 보장하기 위해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한다’는 합의서에 사인을 했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사용자는 파업에 참가해 근로하지 않은 이들에 대해선 해당 기간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사의 별도 합의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코레일네트웍스 측은 “강 전 사장 혼자 합의해줬는지 몰라도 회사는 합의서가 있는지조차 모른다”고 발뺌을 했다. 

이와 관련, 하 전 사장은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2019년 코레일네트웍스가 31억 원 적자가 났는데도 강귀섭 전 사장이 노조와 비밀 합의를 통해 정년연장을 서명한 것을 내가 이사회에서 부결시켰고 코레일 본사도 이에 대해 나에게 감사했다”고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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