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형 확정...박근혜를 편들 생각은 없지만 사면할 때 됐다
20년 형 확정...박근혜를 편들 생각은 없지만 사면할 때 됐다
  • 오풍연
  • 승인 2021.01.15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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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내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면서도 하야 주장에는 절대로 반대한다. 잘 났든, 못 났든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년 임기를 채우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박근혜는 임기 중 탄핵을 받아 물러났다. 가장 불행한 일이었다. 물론 박근혜 자신이 잘못 했기 때문에 그렇긴 했다. 나아가 박근혜는 구속까지 됐다.

14일 박근혜에 대한 모든 사법절차가 끝났다. 징역 20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에서 징역 20년, 벌금 18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35억 원의 추징금도 내야 한다. 박근혜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이미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아 총 22년이 확정됐다. 사면이나 가석방을 받지 않으면 만 87세가 되는 2039년 3월에 만기출소한다.

박근혜 지금까지 형무소에 산 기간 만도 4년 가까이 된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록을 깬 것도 물론이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돼 1386일째 수감 중인 박근혜는 역대 최장 기간 수감된 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됐다. 내란죄와 뇌물수수죄 등으로 기소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은 각각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1997년 말 사면되면서 전두환은 751일, 노태우는 767일만 복역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30일째 수감 중이다.

죄질만 놓고 보면 전두환이 가장 나쁘다. 그래서 무기징역도 선고받았었다. 하지만 700여일 만에 풀려났다.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DJ가 사면을 건의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전두환 정권의 가장 큰 피해자는 DJ였는데,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 건의를 결단했던 것이다. 당시 전두환 노태우가 대국민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정치적 사면을 건의했다. DJ의 위대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나도 박근혜가 잘 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적 사면을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박근혜가 예뻐서 그런 게 아니다. 이 정도 형을 살았으면 응당한 대가를 치렀다고 보는 까닭이다. 전두환 노태우와 비교할 필요도 있다. 박근혜 역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었다. 실정법 위반만 따질 경우 무사할 전직 대통령은 없다. 문 대통령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이명박에 대한 사면을 적극 검토해 주었으면 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사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대통령으로부터 (사면과 관련해) 별도의 언급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대답을 할 것으로 여겨진다.

박근혜 사면에 대한 국민 여론도 50대50 정도로 나뉘어 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결단을 해야 한다. 민주당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고 미룰 이유도 없다. 설득할 대상자는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이 아니라 국민 다수다. 문 대통령에게 큰 정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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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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